˝외국인 근로자와 새터민에게 사랑을 나누어요˝

2006.12.24 22:26:00


매월 넷째 주 일요일, 청명고등학교(교장 김청극)는 외국인 근로자와 새터민에게 행복마을이 된다. 매월 이 곳을 찾는 외국인과 새터민은 이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12월 24일(일) 12:00. 1층 복도에선 떡국이 설설 끓고 있고 옆 교실은 식당으로 변했다. 외국인 근로자와 새터민들이 떡국을 맛잇게 들고 있다. 후식으로 접시에 과일에 차려져 있는데 방울토마토, 감, 메론이다. 본관 앞에는 의류 판매대가 설치되고 있다.

2006년 성탄절 맞이 '외국인 근로자와 새터민을 위한 한마음 나눔 축제'가 열리는 현장이다. 2층으로 올라가니 음악과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진다. 120석 좌석이 꽉 찼고 서 있는 사람이 30여명 된다. 열기가 가득차 있다.

새인류운동본부(한국지역 책임자 권길중)와 경기교육자원봉사단체협의회(회장 이중섭)이 주관하는 '외국인 근로자와 새터민을 위한 행복마을'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성탄절 전날이라 특별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포클라레 '젠' 팀이 출연하여 노래와 율동으로 성탄분위기를 띄운다. 그리고 장기자랑이 이어지는데 새터민, 태국,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몽고 근로자들이 출연하여 고국의 노래를 선보이고 우리 가요를 부른다. 이화외고 학생들도 출연하여 흥겨운 한마당 잔치를 벌인다.

14:00. 1층 교실은 장터와 진료실로 바뀌었다. 한 교실에선 생활필수품을 판매하고 한 교실은 내과와 약방이다. 또 다른 교실은 정형외과, 신경정신과, 치과 의사가 손님을 기다린다. 복도에는 이발소가 차려져 있다.

청명고등학교 학생들이 외국인들을 안내한다. 새인류본부 봉사자와 경자협 시민여단 학부모들은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 식사와 물건 판매 그리고 선물 증정, 근로자 수송차량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시민여단은 학부모지도봉사단을 하다가 자녀가 고교를 졸업한 학부모들의 모임인데 경기도교육청은 이러한 봉사단이 활성화되어 있다.

16:30. 귀가하는 외국인 근로자와 새터민에게 한 보따리의 선물이 들려있다. 내용물을 살펴보니 쇠고기 1근, 흰떡 1kg, 스포츠 타월이 들어 있다. 쇠고기를 못 먹는 외국인에게는 '러브米' 라는 쌀이 대신 제공되었다.

이 '행복마을'의 효과를 묻자 권길중 대표는 말한다.

"외국인들이 직장에서는 이야기할 수 없는 개인적 고통과 어려움이 여기서 해결됩니다. 생필품 구입, 진료, 이미용은 그들을 이어주는 사다리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좋은 나라라는 국가 이미지 개선 효과도 엄청납니다."

이중섭 회장은 청명고등학교의 학교 개방에 대해 한 마디 한다.

"시설 개방에 따른 어려움이 많은데도 교직원의 동의를 얻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 행복마을이 지속될 수 있게 한 김 교장의 열린 학교운영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보통내기 교장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죠."

리포터는 영통에서 수원역까지 방글라데시인 4명의 귀가 수송을 맡았다. 한국말이 통하는 한 사람에게 한국생활에 대해 물었다.

"한국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나요?"
"지금 오산에 있는 펌프 만드는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한국, 참 좋아요."

"하는 일이 힘들지 않나요?"
"네, 힘들지 않아요. 할 만 합니다."

새인류운동본부와 경자협, 그리고 청명고등학교 선생님과 자원봉사 학생들, 그리고 이들을 도와주는 개인과 여러 단체들. 이들은 국가가 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위대하다.

매월 넷째 주 일요일, 이 지구촌에서 대한민국의 한 고등학교가 행복마을로 변한다. 외국인 근로자나 새터민이나 봉사에 참가한 한국인이나 모두 행복감에 젖는다. 타국에서 모국을 그리워하는 소외된 이웃에 사랑을 전하는 따뜻한 나눔의 실천, 그래서 세상은 충분히 살만한 가치가 있고 아름다운 것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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