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가 직원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야 한다

2007.01.04 22:27:00

「관리자들이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며 교원 모두의 낙을 찾아주는데 초석이 되면 더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려면 주머니를 자주 여는 열린 마음으로 학교를 경영해야 한다. 먹어야 맛이 아니다. 작은 베풀음도 관리자들의 마음이 같이 한다면 아랫사람들은 잊지 않고 고마워한다.

본인의 평교사 시절을 되돌아보며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직원들을 다스려야 한다. '마음이 변하면 일찍 죽는다.'고 승진을 한 후, 사람이 변해서는 안 된다.

교사 시절에 했던 다짐을 되새겨 보며 사람은 앞에서보다 뒤돌아섰을 때가 더 정확하게 평가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직원들에게 불신이나 지탄받는 관리자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학교의 울타리 밖에서 동료나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것을 낙으로 삼아야 한다.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는데 정년은 단축되고 있으니 교직을 떠나 생활해야 할 시간이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 퇴임 후를 대비하려면 직원들에게만 큰소리치는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린이들이 오고 싶어하는 즐거운 학교를 만든다는 구실로 교사들이 오기 싫어하는 학교를 만드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아야 한다. 교사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면 올바른 교육은 저절로 이뤄진다. 무의식적으로 직원들을 경시한 한마디가 결국 '제 낯에 침 뱉기'가 되어 돌아온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안에서 귀여움 받으면 밖에서 천덕꾸러기는 안 된다. 아랫사람들의 권익을 위해 노심초사했던 관리자는 직원들이 오랫동안 기억하고 존경한다.

개인의 능력을 비교하거나 바른 말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훌륭한 관리자는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도와주고, 자기와 다른 의견도 기꺼이 포용한다. 외적인 문제야 쉽게 해결할 수 없지만 우리끼리라도 서로의 능력을 인정하며, 서로 돕는 교육 풍토 속에서 근무하고 싶다.」

새해 들어 첫 번째 쓰는 글인데 왜 몇 년 전 교육 잡지에 발표했던 글의 일부를 인용했을까?

연말과 연초라고 모임이나 전화통화로 선후배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았다. 그중에 몇 명은 학교를 옮기려고 내신을 냈다며 이동할 학교의 직원분위기를 궁금해 했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분위기가 좋은 직장을 찾게 되어있다.

사실 같은 학교에서 근무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인연이다. 그래서 더 좋은 만남으로 기억되어야 한다.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시간도 따져보면 짧게는 1년, 길어야 5년이다.

그런데 뭐 그렇게 서로 얼굴 붉히며 아등바등 살 필요가 있는가? 근무만료나 타시도 전출 등으로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게 인생살이다. 더 근무하고 싶어도 냉랭한 직원분위기 때문에 내신을 냈다는 선배의 쳐진 어깨가 초라해 보인다.

학교, 부형, 지역사회가 서로 신뢰하며 하나가 되어 하루빨리 교육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어떤 사안이든 교직원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 물론 관리자인 교장, 교감이 너그러워야 한다. 교사들이 가르치는 것을 낙으로 알고 생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문의초등학교는 면소재지라 승진에 신경 쓰는 교사라면 올 일이 없는 학교다. 그래서 대부분 이곳에서 처음 교사생활을 시작한 신규발령자들이 근무한다. 그러나 관리자들이 너그러워 다른 학교보다 즐거운 일이 많다.

교직원들도 네일 내일을 가리지 않고 서로 배려한다. 서로 상대방을 칭찬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앞장선다. 학교분위기가 좋다보니 특별한 사정이 있는 몇 명의 직원만 내신을 냈다.

유난히 내신자가 많은 학교들이 있다. 내신자가 많으면 학교 경영이 어렵다. 그런 학교의 직원분위기는 교육청에서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내신 내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관리자도 있다. 관리자가 직원분위기를 좋게 만들면 내신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교육활성화라는 큰 틀 앞에 자신을 희생할줄 아는 직원들과 너그러운 관리자가 같이 근무할 2007년에도 좋은 직원분위기는 여전히 유지될 것이다.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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