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댐을 비롯한 주변의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현암사, 장승공원 등 볼거리가 많은 구룡산의 겨울풍경을 보고 왔다.
3년 전, 100년만의 폭설이 내렸을 때 나무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지금도 산에 가면 그때 피해를 입은 나무들이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어 안타깝다. 하지만 폭설로 부러진 소나무들을 깎고 다듬어 장승으로 생명을 불어 넣은 곳이 충북 청원군 현도면에 있는 구룡산(해발 373m) 장승공원이다.
장승공원은 지역주민들이 지혜와 힘을 합쳐 만든 장승 500개, 돌탑 50개로 이뤄져 있다. 장승공원 가는 길은 아랫마을의 동네 입구부터 12굽이를 굽이굽이 돌아야 만나는 오지마을 하석리까지 이어진다. 굽이마다 익살스러운 모양의 장승들이 반겨 발걸음이 가벼운데 몇 군데 빙판길은 조심해야 한다. 덤으로 공원 아래로 보이는 산촌마을의 겨울풍경도 구경할 수 있다.
공원 입구의 돌에 새겨진 장승공원 안내지도가 풍자적이라 발길을 붙든다. 제단을 구경하고 장승공원에 들어서면 전문가가 아닌 마을 어른들이 만들었어도 여러 모습의 장승들이 저절로 미소 짓게 한다. 추운 날씨 탓에 몇 쌍의 연인들만 오갈뿐 한가하다. 장승을 감상하며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구룡산 정상이 반갑게 맞이한다.
해맞이 장소로 유명한 정상에는 해돋이대장군과 해돋이여장군 장승이 세워져 있다. 구룡산 정상인 이곳 삿갓봉에서 대청호반의 아름다운 설경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나무로 만든 대형 용장승은 물굽이와 산굽이가 겹겹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놓은 대청호 물결을 가르며 승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곳 삿갓봉은 청남대가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되던 시절에는 무장 초병들이 경계를 서 등반에 제약을 받던 곳이기도 하다. 정상에서 현암사까지 가는 길에는 돌탑들이 많다.
다람절이라고도 불리는 현암사는 구룡산의 가파른 중턱에 걸쳐 있는 작은 사찰로 대청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에 잠깐 머물렀던 신라의 원효대사가 대청호와 청남대가 생길 것을 천년 전에 예언했대서 더 유명해진 작고, 조용한 사찰이다.
3시간이면 구룡산 장승공원, 삿갓봉, 현암사, 대청댐 전망대를 둘러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