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감 선거가 남긴 교훈과 과제

2007.02.21 08:57:00

지난 14일 부산교육감 선거는 주민의 직접선거로 처음 치러졌다. 많은 선거비용이 드러가는 선거였으나 투표율이 15.3%선에 머물러서 주민교육참여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첫 직선제 선거인데다가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어 발효한지 46일만에 치러졌기 때문에 홍보부족도 있었겠지만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는 등 첫 선거였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한다.

투표권자인 주민들 중에는 “교육감도 우리가 뽑느냐?”고 반문하는 시민이 많았다고 한다.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너무 잦은 선거에다 선거로 뽑는 의원이나 단체장이 너무 많아서 헷갈린다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 무리는 아닌것 같다. 또한 지방자치제가 아직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한데도 그원인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학교운영위원이 선출하는 간선제의 폐단을 없애려고 주민직선제로 법률을 개정했는데 직선제가 성공하려면 부산교육감 선거가 남긴 교훈을 바탕으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매우 의미있을 것 같다.

첫째, 교육은 국가의 장래가 결정되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온 국민이 인식해야 한다. 내 자녀가 초중고에 다니지 않는다고 교육은 이제 나와는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나는 이 나라의 주인이 아니다’ 라는 생각과 같은 논리이다. 국민 누구나 초중고를 다녔고 내자식을 교육받게하였으며 손자 손녀가 교육을 받고있으며 이웃에 사는 학생들도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주인이기 때문에 교육은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초중고 교육을 책임질 교육감의 역할이 매우 중차대하므로 교육수장을 뽑는 선거에 무관심 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낮은 투표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훼손 시켜서는 안되겠다. 주민직선제 교육감 선거가 정치논리에 휘말려서는 안된다. 가장염려가 되는 것은 정치나 행정의 예속에서 벗어나 완전히 중립이 지켜지도록 해야 한다. 교육전문가 특히 초중고 교육의 전문가이면서 교육행정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 그 지역교육을 책임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교육가족으로 부터 존경받는 인물이 선출되도록 주민들의 의식변화와 함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정당공천이 배제된 것은 정말다행이라고 생각하나 주민직선제는 우리의 선거문화속에서는 교육의 전문성이 훼손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가 없다. 특히 지방선거와 동시에 선거가 치러질 경우 그러한 개연성이 아주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염려가 되는 것이다.

셋째, 주민직선제에서 우려되는 정치적 중립이 흔들리고 교육자치가 훼손될 가능을 차단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주민직선제라해도 일단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과열 혼탁과 정치선거로 변질되어 교육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서 사전에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교육소신과 교육철학이 확고한 인물이 선출되어 교육의 비전을 제시하여 학생과 교원 그리고 교육을 지원하는 모든교직원이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맡은 역할을 자신감을 가지고 수행하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는 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선택하는 교육의 축제로 자리매김하도록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넷째,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공직선거법」등 관련법규에 따른 선거비용도 최소화하여 경제력 보다는 선비정신을 갖춘 청렴한 인물이 교육수장에 오를 수 있는 깨끗한 선거 풍토 조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교육이 주민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여야 하고 교육과정운영이나 교육활동이 주민들에게 올바르게 알려져서 교육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자질과 교육공약 등 전반적인 검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어 충분한 검증절차를 거친 후에 투표에 임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있게 될 시·도 광역차원의 교육감 선거에서는 교육감의 역할과 기능 그리고 자격, 능력에 대한 주민 홍보를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할 것이다. 투표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해당 지역 투표일의 임시 휴무일 지정도 적극 고려하여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지역 교육축제의 날로 승화 발전 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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