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금물입니다

2007.03.13 13:51:00


오늘 아침도 여전히 싸늘합니다. 밖에서 선생님들이 활동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싸늘한 날씨인데도 교문에는 학생부장 선생님을 위시하여 학생부 선생님들께서 생활지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청소도구가 있는 창고에서는 환경부장 선생님께서 세 분 선생님에게 청소도구를 나눠주고 계셨습니다.

8시 반에 여기저기를 둘러보니 여러 학생들은 청소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면 인사를 너무 잘합니다. 너무 착합니다. 너무 귀엽습니다. 말없이 열심히 청소하는 학생도 보였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이 있기에 학교 안팎이 깨끗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교실마다 담임선생님께서 8시 30분부터 전원 입실하여 자습지도를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정말 보기 좋습니다. 우리 반 학생들을 내 자식처럼 생각하고 아침부터 공부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그 모습은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한 반 골마루에는 두 여학생이 꿇어앉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착해서 지나가니 인사를 합니다. 이런 학생들을 바르게 잘 자라도록 사람됨 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기쁨을 느낍니다.

어제 오후 수업이 다 끝난 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결의대회가 우리학교 운동장에서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전 선생님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없어 짧고 간단하게 했지만 너무 산뜻하고 깔끔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에 흡족했습니다.

학생들은 ‘폭력 없는 우리학교 행복 가득 우리학교’, ‘학교폭력 없는 학교 아이들이 웃는 학교’, ‘학교폭력 그 큰 피해 우리에게 돌아온다’, ‘한 번의 폭력, 영원한 상처’. ‘커져가는 학교폭력 작아지는 우리 미래’, ‘한 번 참은 주먹 한 대 천 년 가는 우리 우정’라는 피켓을 곳곳에 들고 남학생 1명과 여학생 1명이 619명의 남학생과 526명의 여학생을 대표하여 들고 있는 있는 피켓 내용대로 선창을 하면 학생들이 후창을 했습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이렇게 하니 학생들도 폭력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결의를 다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폭력이란 학교 안이든 밖이든 있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한 번의 폭력이 그 친구에게 영원한 상처를 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나와 함께 생활하는 친구에게 별(star)과 같은 빛을 주는 좋은 학생이 되어야지 나와 함께 생활하는 친구에게 상처(scar)를 주는 것을 좋은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이런 사람은 자칫 잘못하면 나쁜 사람이란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러니 폭력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그러해야 합니다. 나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도 그러해야 합니다.

학교에 폭력이 없어야 학생들이 웃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 폭력이 없어야 학생들이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 폭력이 없어야 학생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 폭력이 없어야 학교에 오고 싶습니다. 학교에 폭력이 없어야 학교에 오래 머무르고 싶습니다. 학교에 폭력이 없어야 꿈을 편안하게 꿀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의 피해는 몽땅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닫고 작은 폭력도 휘둘러서는 안 됩니다. 폭력은 작은 데서 항상 시작됩니다. 폭력은 사소한 데서 시작됩니다. 폭력은 별 거 아닌데서 시작됩니다. 그러니 아예 사소한 것부터 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빌미를 없애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마음속에 폭력을 한 번 휘둘러보고자 하는 욕망이 자기도 모르게 갑자기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나쁜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폭력의 뿌리가 되는 말부터 조심해야 합니다. 자기를 자랑하는 말, 자기를 들어내려고 하는 말, 잘난 체 하는 말, 남을 건드리는 말, 남을 미워하는 말, 남을 낮추는 말은 늘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한 대 맞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평소에 거짓말 좋아하고 남을 건드리고 남을 괴롭히고 남을 못살게 구는 학생들이다 싶으면 더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그런 학생들은 친구들에게 밝게 빛나는 태양과 같은 역할을 하지 못하고 꺼져가는 등불처럼 자신도 망하고 남도 망치는 역할만 합니다. 그렇다고 그런 친구들을 미워해서도 안 됩니다. 자기의 말과 행동을 조심함으로 친구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해야 합니다.

혹시 자기도 모르게 순간적인 실수로 친구에게 한 대 맞아도 참아주는 인내심이 폭력을 예방하는 길입니다. 내가 한 대 맞았다고 나도 한 대 때리면 어떻게 됩니까? 그 다음에는 두 대 오고, 두 대 가고, 세 대. 네 대...이런 식으로 해서 작은 폭력이 큰 폭력이 될 것 아닙니까? 학교 안에 폭력이 커져 가면 우리의 미래는 점점 작아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 모두 언행을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부끄러움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함께 힘을 모읍시다.

혹시 폭력을 좋아하는 학생이 있습니까? 오늘부터 스스로 자제해야 합니다. 힘을 쓰는 자는 힘으로 망합니다. 폭력을 일삼은 자는 폭력으로 망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손을 쓰기 좋아하면 손으로 망합니다. 입을 놀리기 좋아하면 입으로 낭패를 봅니다. 자기 손을 잘 지켜 자신을 살려야 합니다. 자기 입을 잘 지켜 자신을 보전해야 합니다. 모두 밝게 빛나는 태양이 되어야지 꺼져가는 촛불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폭력은 금물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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