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선물

2007.05.05 16:24:00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어린이들은 좋아하고 부모님들은 부담스러워하는 날입니다. 특히 어린이가 건강하게 자라나는 부모님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하지만 건강하게 자라나지 않은 자녀를 둔 부모님은 고통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는 날입니다. 또 부모님이 주시는 선물을 가슴에 안고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애들도 있지만 일찍부터 여러 가지 사정으로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외로움 속에서 힘들어하는 애들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입니다.

고통 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부모님께서도 좌절하지 말고 자녀들에게 샛별 같은 희망의 선물을 가슴에 안아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품게 됩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할머니나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온 자녀들, 고아원에서 부모님의 얼굴을 그리워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살아가는 애들을 지켜보아야만 하는 고아원의 선생님들께서는 이런 애들에게 큰 꿈과 큰 비전을 품을 수 있도록 등대 같은 희망의 큰 선물을 안겨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어린이를 둔 선생님들께서는 건강하게 맑고 밝게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물질의 선물보다 마음의 선물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들이 자라나는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면서 더 성숙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그냥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계속해서 기억 속에 남을 수 있는 가치 있는 마음의 선물을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갓 어린이의 티를 벗어난 중학생들도 오늘 같은 어린이날에는 갑자기 어린이가 되지 않습니까? 그 동안 의젓해 보이는 청소년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되지 않습니까? 이럴 때 어린애로 되돌아가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과감하게 어린이 티를 벗어나게 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괜히 부모님에게 무슨 선물을 줄런지 물어보기도 하고 선물을 달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런 애들에게 물질적인 선물보다는 마음의 선물을 주는 게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과거보다는 미래를 선물해야 합니다. 현재보다 미래를 선물해야 합니다. 큰 꿈과 큰 비전을 선물해야 합니다. 큰 희망과 큰 소망을 선물해야 합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나도 하면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선물해야 합니다. 하면 반드시 이루게 된다는 확신, 믿음을 선물해야 합니다.

이런 선물은 소비적이지 않습니다. 이런 선물은 생산적입니다. 이런 선물은 돈이 들지 않습니다. 이런 선물은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선물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런 선물은 소멸되지 않습니다. 이런 선물은 지속적입니다. 이런 선물은 오래 갑니다. 이런 선물은 잘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이런 선물은 그 어느 것보다 값집니다. 이런 선물을 그 어느 것보다 가치가 있습니다. 이런 선물을 어린이날에 자라나는 애들에게 선물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조금 전 윤극영 작사/작곡의 ‘반달’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한 어머니의 편지를 읽었습니다. 날 때부터 건강하게 자라지 못한 애가 운동회에서 다른 애들과 함께 뛰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애의 등 뒤에서 눈물을 흘리는 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한없이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습니다. 이런 애들에게도 마음의 선물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아마 이 어머님께서는 ‘반달’이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슬픈 가슴을 달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은하수를 건너서 구름 나라로/구름 나라 지나서 어디로 가나/멀리서 반짝반짝 비추인 것/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희망이 없고 절망만 가로 놓여 반달 같은 애절한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부모님들께서는 이제 다시 일어났으면 합니다.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자녀들에게도 밤하늘에 반짝이는 샛별처럼 빛나는 날이 반드시 오게 될 것입니다. 남의 도움을 받고 자라나는 애들에게도 어둡고 캄캄한 밤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샛별처럼 남을 비쳐주는 등대가 될 것입니다. 이들을 지켜보는 부모님에게는 지금의 슬픔의 노래가 기쁨의 노래로 바뀔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슬픔의 눈물이 기쁨의 눈물로 바뀔 날이 필히 오게 될 것입니다. 애절한 노래가 환희의 노래가 될 날이 꼭 오게 될 것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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