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는 2004년도부터 중학교 3학년 학생 2,000명, 일반계 고등학교 3학년 학생 2,000명, 전문계 고등학교 3학년 학생 2,000명과 조사대상 학생들의 학부모 6,000명을 대상으로 매년 조사를 하고 있다. 최근 2004년과 2005년 자료를 검토할 기회를 가졌는데 청소년의 대학 진학과 관련한 몇 가지를 생각하여 보았다.
청소년들의 거의 대부분이 대학교육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중학생의 5.0%, 전문계 고교생의 9.8%, 일반계고 졸업생의 0.5%만이 고등학교를 졸업을 최종학력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하여 엄청난 진학열이라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대학을 가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업을 갖는 것’과 ‘사회에서 대우를 받는 것’이 높은 이유였다. 우리 사회에서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는 대학졸업의 학력을 요구하고 있으며 학력간 임금격차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학력 간 격차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한 사람들이 희망하는 월급은 134만원이었는데 이들이 받는 월급은 희망월급에 비하여 82.1% 수준인 110만원 정도였다. 그 결과 취업자의 15.3%가 이미 다른 직업으로 전직을 희망하고 있었는데 더 나은 직업과 사회적 대우를 바라기 때문이었다. 학력 간 임금격차 등 각종 격차가 해소되지 않으면 무조건적인 대학진학 풍토는 해소하기 힘들다고 본다.
반면 일반계 고등학생의 95.4%가 졸업과 동시에 진학을 희망하고 있었다. 다른 면으로 보면 인문계 고교생의 경우 진학을 하지 않으면 대안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인문계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실제로 다 진학을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을 고려하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실제로 인문계고교생중 상당수가 가정 형편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대학에 진학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계 고교 재학생들의 90.2%가 앞으로 전문대학 이상의 교육을 희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진학하려는 비율은 69.4%였다. 2005년도 조사에서 전문계 고교생의 68.4%가 진학을 하였다. 전문계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고등학교 졸업 후 즉시 진학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직업생활을 하면서 진학을 하는 방향으로 유도하여야 하겠다.
직업을 가진 청소년들의 52.5%는 대학진학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0% 이상이 1년 이내에 진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몇 년 동안 일한다음 진학을 하도록 유도하여야 하겠다.
또 대학재학생의 상당수인 34.9%가 편입, 전과, 자퇴를 하고 싶어 하고 있었다. 즉 대학생들중 재수 2.2%, 편입 21.0%, 휴학 11.7%을 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학생의 53.6%는 미래에 희망하는 직업이 미결정 상태이다. 대학생들중 희망하는 직업이 있고 동기가 뚜렷한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분석결과를 요약하면 청소년들의 9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려 할 정도로 진학열은 높으며, 고등학교 졸업생의 71.2%가 진학을 실제 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대학진학자 3명중 1명이 전과나 자퇴 휴학을 생각하며, 직장을 가진 사람들의 상당수가 진학을 하려 하고 있다.
4년 동안 대학 교육을 이수하기 위하여 기회비용까지 포함하면 1억원 가량의 돈이 든다고 한다. 막상 대학을 진학하였지만 자퇴나 전과 등으로 고민하는 현상과 직업을 가진 청소년들의 무조건적인 대학 진학 욕구는 문제가 있다.
과연 대학은 꼭 진학을 하여야 하는 곳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