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창가에서] 물처럼 흐르는 교육이 필요하다

2025.07.07 09:10:00

노자는 ‘도덕경’에서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했다.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는 의미다. 물은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되 스스로 빛나는 존재가 아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낮은 곳으로 흐르며, 다툼 없이 평온하게 세상을 적신다. 이러한 물의 덕목은 오늘날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평생 성장할 수 있는 기본

단단함보다는 부드러움, 경쟁보다는 공존, 억지보다는 유연함이 더 중요한 시대에 우리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노자는 물의 일곱 가지 덕(德)인 겸손, 지혜, 포용력, 융통성, 인내, 용기, 대의(大義)를 ‘수유칠덕’이라 불렀다. 그중에서 특히 ‘인내-끊임없이, 부드럽게 흘러가면서도 결국 단단한 바위를 뚫는 힘’은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가치다.

 

현대 사회는 빠른 결과와 즉각적인 성과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실력과 내공은 오랜 시간, 꾸준한 습관을 통해 형성된다. 물이 바위를 뚫는 것은 한 번의 힘이 아니라 반복되는 부드러운 흐름 때문이다.

 

학습 또한 마찬가지다. 하루 10분이라도 정해진 시간에 학습한다면, 뇌는 ‘이 시간엔 공부한다’고 인식하게 된다. 좋은 습관은 단발적인 집중력보다 더 강한 힘을 지니며, 결국 삶 전체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이를 위해선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단어 20개 외우기’, ‘수학 문제 3쪽 풀기’처럼 명확한 목표는 반복을 가능케 하고, 뇌를 훈련시킨다. 여기에 복습까지 더하면 학습효과는 커진다.

 

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의지도 무의미하다. 스마트폰 등의 방해 요소를 차단하고, 학습 전용 공간에서 규칙적으로 공부하면 짧은 시간에도 강한 집중을 경험할 수 있다. 동기부여는 불쏘시개일 뿐, 중요한 것은 꺼지지 않는 불꽃, 즉 꾸준함이다.

 

이제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 학생들의 인성과 삶의 태도를 길러주는 곳이 돼야 한다. 청소년기에 형성된 성품과 습관은 평생을 좌우한다. 겸손하고 유연하며, 끈기 있게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 그것이 오늘날 교육의 본질이어야 한다.

 

반복된 습관 길러줘야

위대한 교육은 ‘상선약수’의 철학처럼, 부드러움 속에 굳건한 힘을 담는 인재를 키운다. 높은 곳에 머물지 않고 낮은 곳에서 사람을 품어내는 성품으로, 답을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교육으로, 하루 10분 반복 학습은 평생의 자원이 되는 성장의 힘이 될 것이다.

 

물은 스스로 내세우지 않지만, 결국 강을 이루고 바다로 나아간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끊임없이 흐르는 학습의 흐름을 만드는 작용이 필요하다. 물처럼 조용하지만 강물처럼 끊임없이 흘러가는 교육이야말로 디지털 시대 우리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진짜 교육이다.

박봉철 울산 학성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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