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화음입니다

2007.05.18 08:54:00

너무나 맑고 깨끗한 아침입니다. 이제 봄의 절정에 이르지 않았나 싶을 정도입니다. 공기가 너무 깨끗합니다. 초록이 더욱 초록되게 합니다. 푸름이 더욱 푸름되게 합니다. 산의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산의 깊이를 느끼게 됩니다. 산이 산이 되게 합니다. 아침안개가 감싼 동대산이 더욱 신비롭습니다. 더욱 평온합니다. 더욱 가깝게 느껴집니다. 더욱 아늑하게 느껴집니다.

어제 오후 세 시 우리학교 강당에서는 찾아오는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울산예술회관에 소속된 음악인들이 찾아오셔서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였습니다. 경쾌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선물하셨습니다. 우리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음악으로 마음을 기쁘게 해 주었습니다. 강당에 울러 퍼지는 그 아름다운 소리는 우리의 메마른 가슴을 파고들었습니다. 가슴이 뭉클해질 정도로 감동을 주었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이 모든 학생들을 매료시켰습니다.아름다운 선율이 학생들을  평온하게 해 주었습니다.

우리학교는 울산이라는 도시이면서도 도시의 혜택을 입지 못하는 외진 곳입니다. 학생들이 문화 혜택을 입고 싶어도 그러하지 못한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 애들과 같이 음악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잘 없는 것을 알고 직접 문을 두드리고 찾아오신 관계자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관계자분들과 끝나고 나서 차를 한 잔 나누면서 감사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자주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니 불러만 주면 언제든지 오겠다고 하더군요. 여러 악기들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화음을 선사해 주는 것을 처음 보고 들은 학생들도 많이 있었을 텐데 이런 기회가 2학기 때도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관계자분들께서 하시는 말씀이 우리 학생들의 듣는 태도가 많이 경직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기회가 없었고 그만큼 메말라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주자주 학생들의 마음을 순화시켜 줄 수 있는 열린 음악회, 찾아오는 음악회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연주가 시작되기 전 사전지식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연주가 끝나서는 악기를 소개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이 색소폰입니다. 이것이 호른입니다. 이것이 무엇입니다 하고 일일이 연주 악기를 소개해 주어 우리 학생들에게 산교육이 되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 애들의 반응이 썩 좋지 않고 다시 듣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아서도 앵콜을 요청하지 못하는 순수한 우리 학생들을 보면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회자가 앵콜을 유도되어 앵콜을 원했지만 시간이 한정이 되어 다시 아름다운 곡을 들려주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저 같았으면 마칠 때쯤 모든 학생들이 일어나 감사의 박수를 보내면서 앵콜곡을 들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악기를 들고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었습니다. 한 음도 이상하게 들리거나 거슬리는 소리가 없었습니다. 모든 분들의 몸동작 속에서 아름다움을 창출하셨습니다. 모든 분들의 호흡 속에서 신비로움을 창조하셨습니다. 아름다운 선율이 모든 분들의 마음을 하나로 연결시켜 주었습니다. 강당에 있는 연주자들이나 의자에 앉아 있는 우리 학생들 모두가 하나 되게 해 주었습니다.

저는 이 현악기, 관악기들의 연주회를 보면서 교육은 화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악기가 다르다 하더라도 연주자들이 함께 듣기 좋은 화음을 만들어 내듯이 우리 선생님들도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내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함께 손을 움직여야 합니다. 함께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마음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함께 연습해야 합니다. 함께 연구해야 합니다. 함께 마음을 써야 합니다.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합니다. 그래야 삐거덕하는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야 이상한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야 최상의 소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야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래야 가장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래야 다시 듣고 싶어 합니다. 그래야 다시 보고 싶어 합니다. 그래야 다시 기다리게 됩니다.

우리 선생님들 모두 모두가 연주자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선생님 모두가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연주자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가지고 있는 악기가 모두 다르지만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었으면 합니다. 한 선생님의 목소리도 거슬리거나 이상하게 들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야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야 한 선생님, 한 선생님이 아름답게 연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야 많은 학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야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은 화음입니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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