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안동에 있었습니다. 복싱 결승을 앞두고 시간이 남아 일행과 함께 도산서원에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곳에 가니 이황 선생님의 자취를 엿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만 특히 가슴에 와닿는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이황 선생님의 학문에 대한 변치 않는 의지였습니다.
전시관에 들어가 이황 선생님의 처음과 나중을 접하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소개한 내용들을 꼼꼼하게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그분의 도산십이곡의 하나인 “靑山(청산)은 엇뎨하야 萬古(만고)애 프르르며, /流水(유수)는 엇뎨하야 晝夜(주야)애 긋디 아니난고?/우리도 그치디 마라 萬古常靑(만고 상청)호리라./”라는 시구가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영원히 푸른 산과 그치지 않는 물을 보고는 자신도 흐르는 물처럼, 도산서원을 둘러싼 초록빛 산처럼 언제나 푸르게 살겠다고 노래한 것을 보고서 일행과 돌아오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황 선생님께서 물처럼 그치지 않고 산처럼 항상 푸르겠다고 한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하면서 문제를 던지기도 하고 답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경치 좋은 자연 속에서 자연을 노래하며 여생을 보내려고 했다기보다는 정치에 뜻이 없고 오직 학문연구과 후진양성에 힘을 기울여 왔는데 이 일을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매진하려고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마음이 자주 바뀌지 않습니까? 계속적이 못하지 않습니까? 지금도 흐르는 강물이 가뭄에 메마르기도 하고 멈췄던 강물이 흐르기도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황 선생님은 그치는 강물을 본 것이 아니고 그치지 않는 강물을 보며 학문연구를 위해 마음에 다짐을 한 것입니다. 또 겨울에 앙상한 가지를 본 것이 아니고 푸른 소나무와 같은 것을 보면서 제자를 길러야지 하는 마음을 가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 선생님들도 그치지 않는 강물을 보고 언제나 푸른 산을 보면서 언제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으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영원히, 우리의 삶이 다하는 날까지 그러해야 하리라는 다짐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우리 학생들도 변하지 말고 굳은 의지를 갖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데 매진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황 선생님의 교육에 관한 말씀 중에 가슴에 와 닿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알면서 실천하지 않는 것은 참된 앎이 아니다.’라고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는 메모를 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이 선생님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일치하는 것만 자기가 아는 것 아닙니까? 우리는 학생들에게 인사를 잘해라, 웃어른 공경하라, 청소를 잘해라, 공부를 열심히 해라 등등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배워서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황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자기가 실천하는 것만 참된 앎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진정 자기의 앎이 되려고 하려면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안 됩니다. 행동이 없는 앎은 죽은 앎입니다. 의미 없는 앎입니다. 거짓 앎입니다. 행동이 따르는 앎이야말로 살아 있는 앎입니다. 가치 있는 앎입니다. 참된 앎입니다.
저는 이황 선생님의 가르침을 보면서 교육은 실천이라는 생각에 젖게 됩니다. 실천이 참 중요합니다. 실천이 소중합니다. 실천이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이론은 훤한데 실제적인 실천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그래서 이론보다 실제가 더 중요함을 알게 됩니다. 말보다 행동이 중요함을 알게 됩니다. 가르치기는 쉬운데 행하기는 어렵습니다. 배우기는 쉬운데 실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행동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실천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경륜이 중요한 것입니다.
아무리 가르쳐도 자기의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효과가 없습니다. 영향력이 없어지게 됩니다. 아무리 배워도 자기의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별로 소득이 없습니다. 얻는 것이 없게 됩니다. 머리만 커지면 안 됩니다. 가슴이 커져야 합니다. 손이 커져야 합니다. 발이 커져야 합니다. 그래야 행함이 있게 됩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퇴계 선생님의 가르침을 귀담아 듣고 행하는 일에, 실천하는 일에,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황 선생님은 “배우는 사람들의 공부 가운데 심신을 닦는 것보다 절실한 일은 없다.”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공부 가운데 몸과 마음을 닦는 것보다 절실한 것이 없습니다. 마음과 몸을 닦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천이 꼭 필요합니다.
교육은 실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