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학교, 선도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보고

2007.06.24 13:10:00

최근 한겨례신문과 오마이뉴스에서 일선학교의 시범학교와 선도학교운영에 관한 매우 강한 비판 기사를 보았다. 여러가지 문제를 제기했지만 그 중에서도 승진가산점만을 위한 운영이라는 것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었다. 특히 한겨레신문의 경우는 '연구학교 신청은 주로 승진에 유리한 가산점을 노린 교감이나 부장급 교사들이 주도한다. 교육부 지정 연구학교는 월 0.021점의 가산점을, 교육청 지정 연구학교는 0.010을 준다. 소수점 아래 둘째, 세째 자리에서 교감·교장 승진 여부가 결정되는 현재의 승진시스템 아래에서는, 연구학교 가산점을 외면할 수 없다.'(2007-06-18 )고 구체적으로 지적을 하고 있다.

한겨레신문의 경우는 신문사에 소속된 정식기자가 쓴 기사로 보이고, 오마이뉴스는 일선학교의 교사로 재직하면서 기자로 활동하는 교사가 쓴 기사로 보인다. 양쪽의 주장 모두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다. 승진을 위해 시범학교나 선도학교를 운영한다는 부분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불필요한 예산낭비라는 부분도 어느정도는 인정이 된다. 그러나 연구학교나 시범학교운영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되었다는 이야기에는 동의하기어렵다.

우선승진가산점만을 위한 제도라고 지적한 오마이뉴스의 경우는 제목을 '승진만을 위해 활용되는 연구학교 제도'로 붙였고, 부제는 '학생에게 피해주는 과다한 연구학교 지정, 개선해야'로 달았다. 그 내용도 학생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 부분은 필요이상으로 확대해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특히 학습권을 침해했다는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 단순히 학습권을 침해하여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식으로만 진술되어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서 학습권이 침해 되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한겨레신문의 연구학교신청은 주로 승진에 유리한 가산점을 노린 교감이나 부장급 교사들이 주도한다는 부분도 납득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모든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50%이상 찬성으로 신청하는 절차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실시하는 학교들도 있겠지만 교감이나 부장급교사를 한꺼번에 매도하는 것은 중앙일간지의 기사로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오마이뉴스의 교사가 지적한 것처럼 승진만을 위해 활용되는 연구학교라는 표현역시 옳은 것이 아니다. 승진을 위해 연구학교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꼭 '승진만을...'위한 것은 아니다.

시범학교나 선도학교에 많이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모든 선도학교가 잘못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연구학교를 운영하고 나면 학교의 기자재가 교체되기도 하고 실험, 실습의 경우라면 시설개선도 함께 따른다. 학부모의 학교방문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수업하는 장면을 모든 학부모가 자연스럽게 참관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꼭 승진만을 위해 연구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뭔가 필요한 시설이나 기자재가 있을 경우 예산확보를 위해서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무조건 승진만을 위한 연구학교 운영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고 본다. 또한 연구학교운영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전혀 안되는 것이 아니다. 3년전쯤에 리포터가 선도학교 운영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때 주제가 '원격학습을 통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신장'이었다. 학교 홈페이지를 활용하여 학습자료를 올리고 자체 제작한 수업자료를 올렸다. 학생들의 학력신장이 이루어졌는지는 정확히 분석하지 못했지만 확실한 것은 학생들이 '충분한 예습과 복습'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홈페이지운영을 위한 자체서버를 구입했다. 외부에 위탁하여 학생들의 정보가 유출될 위험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원격학습자료제작 프로그램과 특별실에 프로젝터를 설치했었다. 그것을 지금도 잘 이용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 적이 없다.

설령 승진을 위해 교사들이 매달린다고 해도 현재의 승진규정에 연구학교 운영실적이 가산점으로 인정되고 있다면 굳이 그것을 외면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규정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규정에 나와있는 것을 준수하고자 한 것이 뭐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인가.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것보다는 승진규정에서 이런 문제가 있는 가산점 제도를 빼도록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물론 시스템을 바꾸자고 해도 안바꾼다고 지적하긴 했지만 그렇게 문제가 많다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규정에 있는 것을 지키고 있는 교사들이 무슨 잘못을 했다는 것인가.

지적을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그 문제는 누구나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것을 두고 학생들의 학습권침해를 들고 나온다면 누구도 할 말이 없다. 그렇다면 실제로 학습권이 어느정도 침해되는지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막연히 그럴것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않다. 그런 사례가 많았다면 연구학교 운영을 더이상 할 수 없다. 학생들의 학습권은 어떤일이 있어도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은 당연히 개선을 해야한다. 연구학교의 주제 자체가 문제인 경우도 많다. 그러나 대안없이 개선만 주장하는 것은 옳은 주장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승진규정부터 바꿔야 한다. 연구학교부분의 가산점을 없앤후의 대안이 필요하다. 무조건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공정하게 관리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그런 대안을 함께 제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조건 비판만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연구학교를 운영하는 구성원들이 정말 제대로 운영해 보자는 의지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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