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향상을 위해서는 관심이 필수다

2007.07.02 09:55:00

세월이 너무 빠르다. 벌써 7월이다. 선생님들에게는 가장 근무하기 힘든 달이 7월이다. 왜냐하면 학생들은 진이 빠질 때로 빠져 있고, 선생님들도 지칠 때로 지쳐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날씨는 너무 덥다. 학생들의 몸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아닌 땀 냄새가 교실을 진동한다. 거기에다 학생들의 더운 입김을 품은 소리로 인해 선생님들은 어찌할 줄 모른다.

이것뿐이랴! 선진국이니 앞서가는 교육이니 하면서도 아직 교실에 에어컨 한 대도 없다. 우리학교만 해도 그렇다. 앞동에 있는 2,3년 교실은 그런 대로 조금 낫다. 바람이 불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뒷동에 있는 1년 교실은 더 심하다. 바람이 거의 없다. 거기에다 1층에서 올라오는 더운 열기가 가세한다. 그러니 선생님들이 숨이 턱턱 막힌다. 교실에 몇 대 있는 선풍기로는 시원함을 안겨주지 못한다.

이를 알고 있지만 저로서도 어쩔 수가 없다. 본청의 관리과장님께, 교육장님께, 교육위원의장님께, 동창회장님께, 북구청장님께 부탁을 드려도 예산이 없어 어렵다고만 한다. 그렇다고 학교에 예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으신 분의 기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열악한 환경 속에서 참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선생님들의 고생에 동참하는 길밖에 없다는 생각에 교장실에 에어컨이 있어도 아예 틀지는 않는다. 선풍기도 잘 틀지 않는다. 교장실에 들어오시는 선생님께서는 에어컨을 틀도록 권하지만 참는다. 추위도 더위도 많이 타지만 할 수 없다. 그래야 선생님들이 힘을 내면서 견뎌낼 것이기 때문이다.

7월은 집중력이 떨어지는 달이다. 관심과 정성도 떨어지는 달이다. 하지만 관심이 떨어지고 정성이 떨어지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농작물이 농부의 발자국과 숨소리를 듣고 자라듯이 학생들은 선생님의 발자국과 숨소리를 듣고 성장하고 성숙하게 된다. 농부가 농작물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그만 잡초가 생겨 농작물의 성장에 방해를 놓는다. 땅이 마를 때 물을 주지 않으면 농작물은 말라 죽어간다.

이와 같이 우리 선생님들도 학생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정성을 쏟지 않으면 사고가 생기고 문제가 생기게 된다. 성장과 성숙에 장애를 받게 된다. 잡초를 제거하고 물을 주듯이 학생들의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격려해야 한다. 관심을 두지 않으면 교실 안팎의 청결에도 문제가 생긴다. 학생들로부터 눈을 잠시만 팔아도 학생들은 탈선의 길로 달려가게 된다. 그러니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정성을 계속해서 쏟지 않을 수 없다. 지난 토요일 연세 많으신 환경부장 선생님께서 퇴근시간이 넘었는데도 쓰레기 봉지를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뒷마무리를 하는 것을 보았다. 이게 바로 관심이 아니겠는가?

관심을 가진 것만큼 학교가 변화되고 학생이 변화된다. 선생님이 움직인 만큼 변화하게 되어 있다. 선생님이 노력한 만큼 결과를 보게 된다. 선생님이 행한 것만큼 학생들의 성장과 성숙을 보게 된다. 내가 관심이 없는데 내가 정성이 없는데 내가 노력이 없는데 내가 움직이지 않는데 변화를 기대하면 안 된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7월에 학생들에게 집중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관심이 필수다. 그것이 학생들의 사고도 예방, 폭력도 예방, 환경도 청결하게 만들 수 있다.

7월에도 계속 행복한 달이 되었으면 한다. 행복은 주위 환경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만드는 것이다. 물이 반 컵이 찬 것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물이 반 밖에 없다고 불평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물이 반이나 찼다고 만족하며 기뻐한다. 누가 더 행복한 사람이겠는가? 아무리 교육환경이 열악해도, 학생 수준이 떨어지고 학부모님이 관심이 없다고 해도, 교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환경을 잘 극복하고 행복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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