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은 마침표(.)이다

2007.07.25 22:48:00

날씨가 더우니 짜증스럽다. 괜히 시비를 일으키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럴 때 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메모하는 일이다. 살인 더위를 이길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글을 쓰는 것이다. 혹시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이 우울하면 있는 그대로 글을 써 보라. 생각나는 대로 종이에 옮겨 보라. 느끼는 대로 나타내어 보라. 그러면 더위도 이기고 스트레스도 풀고 마음도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가정마다 사소한 문제로 인해 시비를 하거나 작은 시비를 큰 시비로 만들 수도 있음을 알고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 같다. 방학 동안 쉼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오히려 쉼은커녕 심한 상처와 스트레스로 피로감과 무력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할 때 컴퓨터에 앉아 생각을 글로 나타내면서 마음을 다스리면 좋을 것 같다.

이날 저녁 머릿속을 스쳐가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방학은 마침표(.)이라는 생각이다. 한 편의 글 속에는 무수한 마침표가 있지 않은가? 맨 마지막의 마침표(.)는 한 편의 글을 마무리를 하고 종지부를 찍는 것이지만 그 외는 무엇인가? 계속 글을 이어가기 위한 준비에 불과하다. 더 좋은 글을 이어가기 위한 아름다운 장식품이다.
 
방학의 마침표(.)는 한 편의 글 마지막을 장식하는 마침표가 아니라 중간 중간에 있는 마침표이다. 마침표(.)는 브레이크가 마구 달리기만 하는 차를 멈추게 하듯이 그칠 줄 모르게 달리는 생각의 단편들을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하지 않은가? 글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멈추는 역할을 하지 않은가? 마침표 없이 계속 글을 써 내려가면 글이 매끄럽지 못하고 전달다운 전달을 잘 하지 못할 것 아닌가?

방학 중 끝없이 달리는 생각들을 잠시 멈추게 해야 한다. 그래야 생각의 흐름이 옳은지 그른지 알 수가 있다. 지금까지 생각한 것들에 대한 멈춤의 일을 방학 중에 해야 한다. 학생들의 가르침에 대한 생각이 어떠한지를 일단 멈춰 놓고 다시 생각해야 한다. 학생들의 교과지도에 대한 생각이 어떠한지도 일단 멈춰 놓고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대한 생각도 그러하다. 학생들의 청결지도에 대한 생각도 그러하다.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도 그러하다.

마침표를 적절히 사용할 때 글의 흐름도 매끄럽고 글 읽기도 좋고 글 전체가 아름답게 장식될 수 있는 것처럼 교육에 대한 마침표(.)도 적절히 사용함으로 교육의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마침표 없이 계속 해서 글을 써내는 가면 어떻게 되나? 좋은 작품이 될 수가 없다. 읽는 사람도 지겹다. 무슨 내용인지 전달도 잘 안 된다.
이번 방학 중에 우리 학생들이 지금까지의 공부하는 습관들에 대해서도 일단 멈춰 다시 살펴봐야 한다. 기차가 지나가는 건널목에서는 어떻게 하나? 일단 멈춰 좌우를 둘러보고 위험한 요소를 제거한 뒤에 다시 출발하지 않은가? 그것처럼 공부하는 습관이 위험한지 그러하지 않은지를 일단 멈춰 좌우를 살펴봐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위험하게 된다. 큰 사고를 당하게 된다.

지금까지 행동하는 습관에 대해서도 일단 멈춰 다시 살펴봐야 한다. 계속 버리기만 하지 않은지? 계속 욕설만 하지 않은지? 계속 때리기만 하지 않은지? 계속 떠들기만 하지 않은지? 자신의 행동들에 대해 잠시 멈춤의 시간들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야 자신의 발전이 있게 된다. 그래야 자신의 변화가 있게 된다. 그래야 아름다운 삶이 이어지게 된다. 그래야 성숙한 삶이 보장된다. 그래야 자신의 미래를 바라보게 된다.

긴 여름 방학 동안 자신의 삶 전체를 잠시 멈춰 좌우를 살펴보자, 앞뒤를 돌아보고 바라보자. 적절히 마침표를 사용하여 아름다운 삶을 계속 만들어 가보자. 그러면 자신의 삶이 자신뿐만 아니라 선생님에게, 부모님에게, 다른 친구들에게 아름답게 비춰지게 될 것이다.
방학은 마침표(.)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