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는 잘 받고 있나요?' '아 예, 요즈음에 비가 자주 내리긴 해도 도리어 무더위도 심하지 않아서 잘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장학사들이 자꾸 점수 이야기를 해서 짜증이 납니다. 뭐 평가가 어쩌구 저쩌구 자꾸 그러니까 정말로 잘 좀 배우고 싶었던 교사들도 자꾸 관심을 갖는 것 같아요.' 연수를 받고 있는 어느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연수보다 더 어려운 것이 평가 이야기 자꾸 듣고 있는 것입니다.'
교원평가제의 전면도입을 앞두고 있는 요즈음 그 영향 때문인지 방학을 이용하여 연수를 받는 교원들이 부쩍 늘었다. 올해 갑자기 증가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동안은 예전에 비해 방학중 각종 연수에 참여하는 교사수가 늘어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교원평가제 도입이 가시화 되면서 영향을 준 측면도 없지 않다는 생각이다. 또 올해부터 서울시교육청에서 추진중인 의무연수 이수제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수를 받는 교원들이 늘어난 것은 순수하게 전문성신장을 위한 의도가 더 크다 하겠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향후 교육의 전만은 매우 밝다 하겠다.
교원연수는 1년내내 이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교원들에게는 방학때가 연수받기 가장 편리한 시기이다. 일단 수업부담을 덜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다만 방학을 완전히 반납하고 연수를 받는 것이 힘들다면 힘든일일 것이다. 그래도 새학기에 학생들을 만났을때 한층더 성숙해진 교사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은 기쁜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런 보람을 느끼면서 생활하는 것이 물론 교직의 길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교원들이 연수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지적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물론 OFF LINE 연수 이야기이다. '연수를 함에 있어서 마치 교사들이 점수따기 경쟁때문에 연수에 참가한 것처럼 이야기한다. 수시로 틈만나면 연수이수점수에 대하여 자주 언급하는데, 이제는 정말 듣기 싫을 정도이다.' 이런 이야기는 연수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이긴 하다. 그런데, 최근에 승진규정이 바뀌면서 연수점수 이야기를 부쩍 더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청의 장학사들까지도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 모양이다. 리포터가 느끼기에도 그런 부분이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 점수를 따기 위해 연수에 참가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원들에게 이렇게 점수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교원승진규정 개정에 따른 이유도 있겠지만 연수기관의 장학사들이나 담당자가 교원들을 염려하는 마음 때문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는 한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점수이야기를 많이 함으로써 도리어 연수 의욕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연수가 말 그대로 전문성신장을 위한 연수가 되어야 함에도 모든 연수생들이 점수를 따기 위해 연수를 받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좀더 생각해 볼 문제라는 생각이다. 교원들을 염려하는 마음에서 하는 이야기라고 해도 지나친 염려는 잔소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연수가 60시간 미만으로 내려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어느 누구도 연수점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당연히 성적을 산출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지만 60시간 이상의 연수와는 분위기도 정 반대인 것이다. 즉 60시간 이상의 연수에서는 장학사나 해당연수기관의 담당자 위주로 연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그 미만의 연수는 도리어 연수생들이 훨씬 더 우대받으면서 교사위주의 연수를 이끌어갈 수 있는 것이다.
연수의 목적은 '전문성신장'이다. 따라서 연수생들에게 보이지 않는 부담을 주면서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15시간이나 30시간 등의 연수처럼 정말로 편하게 전문성신장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평가이야기를 자꾸 하면 연수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뿐 아니라 필요이상으로 부담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교원연수에서 본질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연수주관기관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