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의 산하기관 중 하나인 A기관에서는 방학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연일 계속되는 교원연수로 연수를 받는 교원들은 물론 해당기관이 교육연구사들도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더우기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토요일에도 연수를 강행하고 있다. 연수를 받는 교원들은 연수종료와 함께 바로 개학을 맞이하게 되기 때문에 방학이지만 방학이 아닌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연수를 받는 교원들은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사소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연수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교원들이라면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이겠지만 어쩐일인지 이 기관에서는 연수생들에게 일체의 음료는 물론 커피도 제공되지 않고 있다. 연수가 등록되던 첫날에만 개강식에 앞서 커피를 제공했다. 그 이후로는 커피나 음료제공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당연히 예산부족때문이다. 사정을 알아본 결과 올해에 서울시교육청 산하기관의 예산이 전년대비 30%정도 삭감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A기관에서 올해 실시된 전체 연수과정에서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런 사정때문에 연수생들은 자동판매기에서 음료나 커피를 뽑아 마시고 있거나 연수생들 스스로 경비를 모아서 공동으로 구입하여 해결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수에 참가한 B교사는 '아무리 예산이 부족하다고 해도, 연수생들에게 커피한잔 제공할 예산마저도 없다는 것은 정말 슬픈일이다. 연수를 장려하는 시교육청에서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내년에도 이런일이 발생한다면 교원들의 연수열기가 식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하면서 '내년에는 충분한 예산이 확보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연수기관의 C관계자는 '내년 예산은 이미 신청을 한 상태인데, 올해보다 증액신청을 했다. 예산이 어떻게 결정될지는 몰라도 올해보다는 사정이 좋아질 것'이라고 하면서 '사실 지난해에도 올해 예산을 충분히 편성하여 올렸으나 최종적으로 삭감되어 올해 연수에서 어쩔수 없이 연수생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 우리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현재의 상태를 설명했다.
연수에 참여하는 것이 음료나 커피를 제공받기 위한 것은 당연히 아니다. 본래의 목적인 전문성신장을 위해 참여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교육청산하기관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연수에 참여해보면 음료나 커피제공은 기본인데, 다른곳도 아닌 교육청산하기관에서 음료나 커피제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우기 서울시교육청에서 장려하는 것이 교원전문성신장을 위한 연수에 많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인데, 사소하지만 연수생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물론 예산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시교육청의 입장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사업 중 좋은학교만들기 자원학교나 혁신관련사업에서도 이런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다른 곳에 사용되는 예산에서 극히 일부만 교원연수에 투자하더라도 이런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예산이라는 것이 우선순위가 있겠지만 교원연수가 과연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로 밀려날 사업인가 묻고싶지 않을 수 없다.
교원들의 사기진작은 사소한 것에서 좌,우될 수 있다. 무조건 보수를 인상해 준다고 사기가 진작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세심한 배려를 통한 사기진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소한의 예산마저도 없어서 연수생들에게 불편을 주는 연수운영은 다시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