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이라는 간판 숭상말고 도덕지수를 높이자

2007.08.23 09:11:00

최근 유명인들의 학력 위조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그 결과 학계, 종교계, 문화예술계, 연예인 등 십여명이 자의든 타의든 학력위조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저 사람이 설마 학력을 위조하였을까 할 정도로 국내적으로 충격이 클 뿐더러 심지어 중국에서도 한국의 학력위조를 비아냥하고 있을 정도이다.

사실 학력위조 문제는 우리 주위에 상당히 만연하고 있다고 볼수 있다. 어떤 사람은 전문대학 졸업생인데 본의 아니게 4년제 대학졸업하였다고 한번 거짓말 하여 곤란을 겪는 것을 보아왔다. 또 학교 현장을 방문하여 교사들하고 같이 일을 하다보면 교사들 상호간에 김씨 성을 가진 교사에게 박사도 아닌데 김박이라고 하고, 이박 , 최박 이라고 상호 지칭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앞의 2가지 경우는 악의가 아닌 하얀 거질말이지만  반대로 학력을 위조하여 부탕이득을 추구하는 빨간 거짓말이 가 문제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과거에 근무한 어느 정부 출연기관에서는 박사학위가 없으면 승진을 시켜주지 않자 박사학위를 대만에서 받았다고 조작하여 승진을 하였다가 나중에 들통이 나 연구소를 그만 둔 경우가 있었다.

이런 사람들의 심리적 상태는 어떻할까? 학력위조를 통하여 평소의 학력 컴플랙스를 극복하여 심리적 만족감을 얻엇을 것이고, 학력위조에 따라 다른 사람이 누려야 할 이득을 가로채는 댓가를 얻어 경제적 이득도 얻었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이 가짜 학력을 모르고 떠 받혀주는 것을 은근히 즐겼을 것이며, 한편으로 언제 들통이 나나 불안도 하였을 것이며, 나는 이렇게 학력위조를 하여서라도 대접받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을 보며 고소해 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각 언론기관과 국민들은 이런 학력 위조에 대하여 흥분하고 문제를 제기하며 학력위조 문제가 왜 발생하는가에 대한 분석적 접근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우리 사회에 왜 학력위조가 발생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몇가지 생각하여 보았다.

우리 사회에서 공부하는 것에 대하여 숭상하며 그에 따라 높은 학력을 학력을 우대하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는 사농공상이라고 하여 전통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높게 평가하여왔다. 일제식민지와 6.25전쟁을 경험하면서 기존의 기득권은 많이 사라지고 그에 따라 유일하게 객관적인 지표가 학력이 되어 왔다. 그에 따라 논을 팔고 소를 팔아 우골탑이라고 하여 대학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여 많은 투자를 하여왔고 실제로 투자한 것 이상 효과를 보와왔다. 

부모들의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부모들은 자녀들이 더 상급학교로 가면 좋은 직업을 가져 더 행복하여 질것이라 생각한다. 그 결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중학생과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5%가 대학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가 대학 진학을 하고 있지만 투자에 대한 회수는 그렇게 높지 않다고 본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사회구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학력위조의 대상이 되는 40대 이상에서 대학을 가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실제로 5공에 의한 대학입학 자율화 이전에는 4년제 대학생이 불과 몇만명이었던 적이 있었으며 문민정부 이후 폭발적으로 대학입학정원이 증가하면서 그 이전에 대학입학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시대변화에 따라 학력을 위조할 유혹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 명문대 출신이나 대졸자들이 비명문대 출신이나 고졸자보다 능력이 뛰어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하고 있다.   필자가 학교에 강연을 나가서 서울대학 출신이라고 하면 학생과  학부모가  박수를 친다. 사실 대학에서 몇년 공부하엿다고 다른대학 출신이나고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능력이 뛰어나라는 보장은 없다고 본다. 대학 진학시 고려하는 성적은 인간의 능력중 특정 영역만을 측정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명문대학, 대학졸업자에 대하여 알게 모르게 우대를 하는 분위기가 학력위조를 만드는 한 요인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에 수천년 내려온 학력위주 명분중시 풍토가 쉽게 없을 질 것인가 의문도 들지만 그 해결책은 반드시 개발되어야 한다. 

첫째,  명문대학 출신과 높은 학력을 가진 사람을 보는 간판 문화를 줄여야 하겠다. 실제로 명문대학을 나와 직업을 가져 인간관계가 서투른 경우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있다. 범생이는 가라는 말이 있다. 명문대 나왔다고 다양한 경험을 하지 않고 자만에 빠지면 동료와의 협조관계가 형성이 안되어 실패한 인생이 되기 쉽다는 뜻이다.

둘째, 학력을 가지고 모든 잣대를 재는 문화를 개선하여야 하겠다. 4년제 대학 졸업이라든지 명문대학 위주의 채용 시스템, 학벌에 의한 동문봐주기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여 학력을 위조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지 않도록 하여야 하겠다.

셋째, 학력파괴 현상이 더욱 일어나야 하겠다. FTA 시대가 본격화되면 국내 학력의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그보다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를 우선시하는 능력주의 풍토가 자리잡게 될것이다. 실제 국내 명문대학 졸업장도 미국에 가서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학력보다는 능력주의(metitocracy)라고 무엇을 잘할수 있는 능력이 있는냐를 우선적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풍토를 만들어야 하겠다.

넷째, 우리사회는 MQ(Moral Quotient)를 더욱 강조해 학력위조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 인터넷사회에서 모든 것이 투명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이다.  우리사회에서 IQ(지능지수)와 EQ(감성지수)가 중요하듯이 도덕적으로 살려고 하는 도덕지수가 더욱 강조가 되어야 하겠다. 오후에 방송을 오랫 동안 진행해온 진행자는 자신의 학력은 속인채로 사회비평차원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조롱하였는가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다섯째. 지나친 대학 진학 풍토는 시정되어야 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에 의하면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이 그들의 최종학력으로 고등학교 까지만 하겠다는 비율은 5%에 불과하였다. 그에 따라 가정 형평 등을 생각도 않고 왜 대학에 가야 하는가를 생각하지도 않은 채 무조건적인 대학에 진학하여 몇십년뒤면 전국민이 대졸이 되는 사회가 될것이다.  현재도 학력을 속여 취업하는 하향취업(under employment) 추세가 일부 있는데 앞으로 이 현상은 더욱 많아지리라 본다.

이번 학력위조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지나친 사람을 학력중심으로 평가하는 학벌사회, 명분중시 사회에서 진정한 능력주시 사회로 변화하는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
이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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