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분이 형평에 어긋나고 있다

2007.08.25 21:03:00

대통합민주신당의 민병두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학사 등 교육전문직 경력자가 교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일반 교사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교직사회에서 통념적으로 교사보다 전문직이 승진에서 절대 유리하다고 인식해 왔었는데, 민의원의 자료로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 반 동안 교육전문직 출신은 교장승진 경쟁률이 6:1인 반면, 일반교사는 경쟁률 197:1로 나타나 교육전문직에 비해 교사의 경쟁률이 32.3배나 높게 나타났다.

경력 20년이상의 교사 12만 5천명 가운데 지난해와 올해 교장으로 승진한 교원은 모두 2,004명으로 197:1의 경쟁을 거친반면, 장학관, 장학사, 교육연구사 등 교육전문직은 3,900명 가운데 같은기간동안 교장으로 승진한 경우가 635명으로 6:1의 경쟁을 거쳤다. 교육전문직 출신인 경우는 풍부한 행정경험이 있기 때문에 관리직으로 진출초기에 적응이 빠르다는 점이 교사출신에 비해 강점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학교현장을 떠나있었기 때문에 현장감각이 부족하고 그동안의 학교변화에 능동적인 대처가 어렵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2007년 1학기 현재 전국 초중고 교장 9,026명 가운데 27.3%인 2,271명이 교육전문직 경력자이다. 이러한 비율 자체도 상당히 높은 비율인데, 이중에서 서울지역의 경우는 그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서울지역의 경우 교장 중 38.7%가 전문직 출신으로 전국에서 비율이 가장 높아 일반교사출신의 교장승진이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반면에 경기도 15.0%, 전남 18.0%, 부산 20.0%로 나타나 교사들의 불이익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현재 교육전문직의 승진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도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인위적으로 전문직 출신을 우대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교장 승진에 대한 별도의 제도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제도하에서도 운영방법만 바꾼다면 교사출신이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는 현상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경기, 전남, 부산의 경우를 보면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불균형은 이뿐이 아니다. 현재 일반교사출신이 교장으로 승진할 경우, 교감이 되기까지의 25년 경력에 교감경력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30년이상인 경우가 교사출신 교장 중 90.8%를 차지하였다. 결국 교장중임규정을 두고 있는 현재의 제도에서 중임은 고사하고 단 한번의 교장으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교장중임제한과 관련된 제도도 결국은 교육전문직 출신의 교장을 위한 것이지, 교사출신의 교장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런 경우를 지적하면 교육전문직 출신이나 전문직에 재직중인 장학사나 연구사들은 '빨리 승진할려면 교육전문직 시험을 보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교육전문직보다 학생지도를 우선시하는 교사들이 많고, 더우기 교육전문직의 정원이 모든 교사들이 경력을 쌓을 만큼의 인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이다. 더우기 최근 개정된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에서도 전문직들은 개정에서 제외되었다. 물론 특별히 개정할 것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교사들과의 불균형은 어느정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되었어야 한다.

9월1일자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인사에서도 중등의 경우를 보면, 교사출신의 교감은 28명, 전문직춣신에서 교감으로의 전직은 15명이었다. 숫자로 볼때는 교사:전문직이 2:1정도 이지만 비율은 엄청난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다른 시,도에 비해 전문직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진 서울시교육청이지만 지난 3월1일자 인사와 별다는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 주는 것으로 향후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개정된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은 교사들 사이에서도 형평에 어긋나도록 되어있다. 교사들은 더욱더 승진하기 어려운 구조로 변한 것이다. 여기에 교육전문직과의 승진불균형까지 겹쳐지면서 교사들의 승진의욕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많은 부분이 형평에 어긋난다는 생각을 갖게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을 정확하게 꿰뚫는 새로운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교육당국과 정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교사들을 옥죄는 정책만 자꾸 만들어 내지말고 교사들의 사기를 높이고 열심히 수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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