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는 학교교육의 든든한 후원자

2007.09.01 17:17:00


폭염이 기승을 부리더니 요즈음 며칠 동안은 갑자기 내린 소낙비로 한결 시원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아마도 이러다가 여름은 저만큼 물러가고 가을이 다가올 것 같다. 어찌 보면 여름은 어느 새 우리 곁에서 달음질쳐 도망해 버린 것 같다.
늘 땀을 줄줄 흘리면서 허둥대는 나로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오늘은 교육청의 바쁜 일상을 접어놓고 학부모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으니 더욱 기쁘다. 그것은 다름 아닌 관내 초·중학교의 사서도우미 및 독서논술 도우미 학부모들과 함께 선진학교를 견학하게 된 것이다.

학교 현장에는 학교도서관 활성화 및 독서 논술 교육 강화를 위해 학부모 도우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가정사의 크고 작은 일을 접어놓고 매일 학교에 나와 사서도우미로, 독서논술 지도 도우미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나는 도우미 학부모님은 한결같이 열성적이고 사명감으로 충만한 것 같다.

실제 버스에 오르면서도 이런 생각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다. 여느 모임에서 볼 수 없는 정겨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희생과 봉사를 통해 넉넉해진 학부모들의 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격려하는 모습들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사회를 맡으신 전주서일초등학교의 회장님이 나더러 학부모님께 인사를 하도록 했다.

학부모 도우미 여러분과 함께 독서지도의 선진학교를 견학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는 요지의 인사를 하였다. 또한 지식기반 사회에서의 적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독서만한 것이 없고, 평생학습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영역이라는 점도 강조하였다. 우리 학교교육의 든든한 동반자요, 강력한 후원자로서 교육발전에 기여하신 점에 대하여 거듭 감사의 말씀을 올렸다.

사실 나와 학부모님과 관계는 그리 원만한 편이 아니다. 생활지도와 관련하여 학부모님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일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내 주장만 늘어놓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기보다는 잠재된 불만을 토로하고 마는 경우가 오히려 많다. 학교나 교사의 입장에서 학부모를 설득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물론 교사를 대신하여 잘못을 인정하고 이해를 구할 때도 있다.

그런데 오늘은 버스에 오르는 순간부터 분위가 달랐다. 광주광역시로 가는 차안에서 진지하게 사례 발표를 했다. 아침독서 지도 우수사례, 도서관의 쾌적한 환경 구성을 위해 직접 환경정리를 한 사례, 도서관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1층으로 옮기게 한 사례, 부족한 도서를 확보하기 위해서 도서 기증 운동을 펼친 사례 등이 발표되었다. 돌아오면서까지 이어지는 사례 발표 및 정보 교환의 장은 너무도 진지하였다.

그뿐이 아니다. 광주광역시 태봉초등학교의 사례 발표를 들으면서도 학부모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진지한 모습으로 경청하고, 메모하고, 중요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점심시간이 되었는데도 질의응답은 계속되었다. 진행자가 시간 관계상 준비한 프로그램을 생략하면 어떻겠느냐고 양해를 구하자, 점심은 생략해도 좋으니 준비한 자료는 모두 보여 달라고 오히려 간청하는 학부모들을 보면서 그들의 열의와 정열에 감동하였다. 12시까지 마치기로 된 행사가 오후 1시 반이 되어서야 끝났지만 점심시간에도 질의응답은 계속되었다.

돌아오는 길에도 이어진 실천사례 발표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활지도와 관련 학부모와 실랑이를 하면서 가졌던 학부모에 대한 야속함은 아주 작은 것에 불과했다. 학부모들의 열정과 고뇌는 학교 교육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학부모의 소망을 이루어드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독서 지도 관련 예산을 증액하도록 행정지도에 힘써야 함은 물론이고, 학부모 도우미의 정보 교환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우수 사례를 보여주신 광주광역시 태봉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독서사랑회 회원 여러분과 광주광역시 동부교육청 관계관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송일섭 (수필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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