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 후 난 뭐하지?

2007.09.03 10:23:00

한국방송공사는 방송 80년 KBS 연중기획 희망릴레이 1편 청소년 희망 백서! 십년 후 난 뭐하지? 라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며 필자가 마침 패널로 참여할 기회를 가졌다. 그 가운데 필자가 발언한 내용을 정리하여 보았다.

“10년 후 우리 애는 도대체 뭘 하고 살까?”는 자식을 가진 부모는 정말 궁금해 하는 문제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에 의하면 앞으로 진로를 결정한 비율은 82.6%이다. 이 비율은 진학을 할 것인지? 취업을 할 것인지? 등을 결정한 비율을 나타낸다고 보아야 한다.

반면에 졸업 후 어떤 직업을 가질지 결정을 한 학생은 48.6%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대학진학이라는 진로는 정하였으나 구체적인 분야는 결정하지 못한 학생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하여도 될 것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어느 대학을 가야할지 “진학교육”은 열심히 시키면서 앞으로 수십년간 종사할 직업을 어떻게 선택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성공하여야 할 것인가 “진로교육”은 한 게 없구나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진로교육과 진학교육의 차이에 대해서 명확히 알아야 하겠다. 말 그대로 진학교육은 상급학교에 진학을 하기 위한 교육이고 진로교육은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 인생 전반에 걸친 미래 설계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진로교육 중에 어떤 직업을 가질지도 포함이 되는 것.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어떤 직업을 가질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고 다양한 직업을 체험해 봄으로서 장래에 가질 직업을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진로교육이다.

그에 따라 진로교육에는 자기 자신이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자신에 대하여 자신감을 갖는 것, 공부하는 법, 직업에 대하여 긍정적인 가치관을 갖는 것, 직업세계를 거시적으로 보는 것 등이 포함된다. 때문에 진로교육은 가능하면 일찍,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는 마치 교육의 목표가 대학진학인 것처럼 진학교육에만 열중하고 진로교육을 등한시 하고 있다.

청소년기에는 꿈이 굉장히 많을 것 같은데 막상 희망 직장이나 직업을 살펴보니까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나 별 차이가 없다. 안정된 직업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되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서 얘기를 해 보면 학생들이 직업에 대해서 잘 모른다. 노동부가 발행하는 <한국직업사전>에 수록된 직업명칭은 약 1만여개에 이르는데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호직업을 조사해보면 전체학생의 50%가 대는 직업이 고작 19개이다.

그것도 대부분 공부하고만 관련된 직업들. 그러니까 실제 성적이 그에 미치지 않는 학생들은 꿈조차 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아이들이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를 조사해보면 “자기의 적성과 흥미를 몰라서(33.6%),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선택하기 힘들어서(26.6%), 직업에 대해서 아는 게 적어서(16.5%)”라는 대답이 많다. 이 결과를 보면 아이들이 학교나 가정에서 꿈이나 진로를 정할 수 있는 정보들을 거의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조사를 해본 결과 70%가 넘는 학생들이 진로지도나 직업체험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사실 부모들은 진로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힌다. 학교에서 좀 알아서 해주면 안 됩니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진로교육은 학교와 가정, 사회가 모두 나서서 해야 하는 것이다. 서로 미루다보면 지금처럼 죽도 밥도 안 된다.

학교교육에서도 진로 적성 검사나 직업 체험의 기회를 강화해야겠지만 부모들도 과연 아이가 이 성적으로 어떤 대학에 갈 수 있느냐 하는 것 보다 아이가 자신의 취향과 적성에 맞는 길을 찾아서 소질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 꿈을 찾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많다. 앞으로 더 많은 교육현장에서 진정한 진로교육이 이뤄져서 한사람도 탈락하는 일 없이 자신의 꿈을 향해 매진, 학생들 모두가 국제 사회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경쟁력 있는 인재로 거듭나야 하겠다.

억지로 시키는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에 의해서 공부를 하니까 상당히 즐겁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일을 하면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이 뭔지 고민을 해 본 후 그에 맞는 전공을 찾아 대학에 들어가는 방법도 한번 생각을 해볼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 청소년도 혹시 원하는 꿈에 용기가 필요하다면 젖 먹던 힘까지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전 세계 65억 인구가 다 같이 경쟁을 하는 것이기 모두 마찬가지이다.  다른 쪽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기회가 많아지는 것일 수 있다. 우리 청소년들 중 일부는 지금까지는 없는 새로운 직업에 종사할 수도 있고 스스로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앞선 부문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뒤처진 산업을 일으키는 일을 할 수도 있다. 그러니 나를 둘러싼 세계와 직업 환경 변화를 잘 파악해서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과 부모님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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