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동창들과 만났을 때 사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던 K 형을 뵌 지가 서너 달 쯤 된 것 같습니다. 그 동안도 잘 지내고 있겠지요? 같은 교실에서 공부를 했던 인연으로 동창생이 되었지만 나이로는 형님뻘이라 K 형은 여느 동창처럼 대하지 못하여 서먹함도 있는 것 같아요. 요즈음은 농한기라서 농사철에 소진한 기운을 회복하는 시기입니다. 이제는 매사에 욕심을 버리시고 건강을 보살펴야 합니다. 이제까지 살아온 날보다 짧게 남은 생을 가족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보람 있게 보내야 하지 않겠소?
시골도 요즈음 19일 치러질 대선 때문에 민심이 어수선할 것 같아요. 12명씩이나 이 나라를 책임지고 일해 보겠다고 선택을 강요받고 있으니 고민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거기다 우리충북은 교육감까지 선택해야 하니 아마도 황당함을 느꼈을 겁니다. 간선제였던 교육감 선거를 갑자기 직선제로 바꾸어 투표하라니 많은 도민이 어리둥절하며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생겼다고 걱정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교육계의 수장을 뽑는데 교육계에서 교육감을 선출하지 않고 우리들에게 선출하라니 누굴 뽑아야하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러나 교육공무원인 신분 때문에 누구를 지지해 달라고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공직자는 선거에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K 형! 그런데 대통령 못지않게 교육감 선거도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교육수장을 선출하느냐가 우리도의 교육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정치인을 선택할 때와는 다른 기준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교육감 후보는 잘 모르니 아무나 찍자’ 이런 식의 투표를 하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소중한 주권을 포기하시면 더욱 안 됩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선거에서 경험했듯이 잘못된 선택을 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지 않습니까? 그래서 선택이 어려운 것입니다. 후보자의 면면을 정확히 살펴보고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해서 선택해야 후회를 하지 않을 겁니다. 한 도의 교육수장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의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교육관과 리더십을 갖춘 분이라야 합니다. 토론회를 꼭 보시라고 권합니다. 후보자의 인품이나 실현가능한 공약 등을 점검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로 그 상징성이 매우 크지만 자라는 2세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감의 상징성은 학생들의 인성발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K 형!
교육감 후보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는 교육계의 유권자 수는 도내 전체유권자수에 비하면 불과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K 형처럼 교육감 후보를 잘 모르는 유권자의 선택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선보다 덜 중요하다고 아무렇게 투표하면 몇 년이 지난다음에 후회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북교육을 잘 이끌어갈 교육자적인 리더십을 갖춘 후보를 선택해주셨으면 합니다.
19일 투표에 꼭 참여하셔서 소중한 권리인 주권을 행사해 주시고 추운 날씨에 건강에 유념하기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