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2월 12일부터 14일까지 태안으로 원유 유출에 따른 방제작업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봉사활동이라고 자랑하기에는 조금 부끄럽지만 대전시교육청(교육감 김신호)에서는 이원근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하는 "태안반도 원유유출 긴급피해복구반"을 구성하였는데 80명씩 3개조로 나눠서 3일간 다녀왔다.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어서(대전에서 3시간 30분 정도 소요) 오전 7시 시교육청에서 출발하여 10시 30분경 현지에 도착하여 폐유제거 등 피해복구활동을 벌였다.
본인은 맨 마지막 조인 14일에 가서 그런지 첫날 보다는 상당히 복구가 되었음을 느꼈다. 물론 현지 주민들 입장에서야 지금도 한참 복구할 것이 멀었다고 체감하겠지만, 첫날 다녀온 사람들 얘기로는 마스크를 벗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심했다고 한다. 작업은 백사장에 쌓여있는 기름덩어리를 삽으로 퍼서 비닐이 담긴 마대에 넣어 밖으로 끌어내거나, 바위나 모래에 묻어있는 기름을 헝겊이나 현수막으로 닦아내거나 훔쳐내는 일이었다. 워낙 방대하다 보니 해도해도 일이 끝이 없음을 느꼈다.
우리교육청은 피해복구반이 사용할 우의, 장화, 고무장갑, 중식 등을 모두 대전에서 가져가 현지 주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고,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 수시합격하여 시험 부담이 없는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희망자를 모집하여 갔다. 금요일에는 약 100여명의 학생들도 동참하여 방제작업을 같이 하였다.
또한, 갑작스런 원유유출 사고로 인하여 흡착포가 모자라자 원유제거에 도움이 되는 헌옷 등 피해복구 물품을 모아 태안군청에 전달하여 피해복구 지원에 보탬이 되도록 하였다. 이번에 모아진 헌옷 등의 피해복구 물품은 교육청, 산하기관, 200여개 각급 학교 등에서 모은 것으로 20만점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 양은 5톤 트럭 7대 분량이나 되어 피해주민을 돕고자 하는 대전교육가족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작은 손길들일지라도 사람들의 따뜻한 손들을 모은다면 완벽하게 사고 발생 이전의 상태로까지야 돌리지는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는 주민들의 생업이 가능할 정도의 자연생태계로는 돌아갈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보고 외국의 전문 생태학자들조차도 두 달 정도 걸릴 일을 일주일 만에 했다고 놀라운 단결력과 봉사정신을 칭찬하지 않았던가.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도와준다면 서해안은 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