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게 배우는 인생살이

2008.05.07 10:15:00

기막힌 일들이 왜 인간사에만 있겠는가? 등반을 하다보면 산에서 기구하게 살고 있는 나무들을 만난다. 자기 것 먼저 챙기고, 눈앞의 이익을 좇는 게 인생살이라 멀리서 보면 아름답게 보이는 푸른 숲에 가지가지 사연이 숨어있다는 것을 그제야 이해한다.

하늘로 향해야 할 나뭇가지가 타원형을 만들며 땅바닥으로 구부러지고, 끝이 부러진 가지를 다시 일으켜 세워 가지마다 연두색 나뭇잎을 매달고 있다. 굵은 줄기가 부러지고 휘어져 흉측하게 변한 몰골이지만 새 가지에 잎을 만들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뿌리와 가지의 영양공급 통로인 줄기에 암 덩어리를 잔뜩 매달고서도 늠름하게 버티고 서있다.






모두가 생명의 끈만은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쏟는 모습이다. 기막히게 고단해 보이는 삶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그런 삶이 오히려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끊임이 없다. 깊은 산속이나 바위 절벽에서 태양을 향해 가지를 뻗고,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며 몸을 지탱한다. 서로 돕고, 조금씩 양보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게 자연의 섭리라는 것을 안다.

5월은 어린이날부터 부부의 날까지 기념하는 날이 참 많은 달이다. 자식과 부모사이에 정을 나누고, 부부간에 사랑을 확인할 수 있어 좋기도 하다. 기념일을 빼놓지 않고 챙길 만큼 풍요로운 세상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모두가 행복을 누리며 사는 것은 아니다.

풍요로움을 느끼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과 비교만 하니 불만이 많아지고 행복지수가 낮아진다. 역설적으로 얘기하면 ‘얼마만큼 많이 가지고 있느냐?’ 보다 ‘얼마만큼 행복을 느끼고 있느냐?’가 중요한데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바보 취급당하는 세상을 우리가 만들고 있다.

물질적으로 풍요를 누리는 만큼 행복지수를 높이고, 그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행복은 물질보다 정신적인 여유에서 찾아야 한다.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도 영원불멸의 진리다.

보는 사람이 없어도, 알아주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고 있는 나무들의 삶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환경이 열악해도 꿋꿋이 이겨내고, 남 탓하지 않고, 스스로 생명을 꽃피울 줄 안다. 아는 것도 실천하지 못하는 우리네와 달리 자연의 섭리를 그대로 따르면서 삶의 본보기가 된다. 나무에게서 인생살이를 배운다. 그런 인생살이를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는 없을까?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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