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왜곡, 일본의 속셈은 무엇인가

2008.05.29 23:48:00

흔히 한․일 관계를 나타낼 때,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표현을 쓴다. 양국(兩國)은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까운 관계지만 역사적으로는 늘 적대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독도 영유권 분쟁은 이제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로까지 번져 심각한 역사 왜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본의 문부과학성이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명기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과서에 이같은 내용이 실린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고등학교 지리교과서 3종과 중학교 공민(사회) 교과서 3종 및 지리교과서 1종 등 모두 7종의 교과서에서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중학교 공민 교과서 3종의 채택률은 74.7%로 일본 중학생 4명 중 3명이 이같은 내용을 배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역사가 아닌 지리와 사회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역사적인 접근보다는 지정학적이고 사회적인 접근이 더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듯하다. 그래서 교과서는 아니지만 ‘니모미아쇼텐(二宮書店)’에서 발행한 고등학생용 지리부도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시하고 있다.

독도가 한국 영토임은 일본 고문헌을 살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일본 정부 차원에서 독도를 처음 기록한 「은주시청합기(1667)」는 竹島(당시 울릉도)와 松島(당시 독도)를 고려 영토로 기록하고 있다. 일본 실학자 하야시 시헤이가 편찬한 「삼국접양지도(1785)」에도 조선의 영토는 황색으로, 일본은 녹색으로 표시하면서 독도의 색깔을 황색으로 표시한 바 있다. 특히 1969년 일본 메이지 정부가 생산한 조선 내탐에 관한 공문서에도 독도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일본 정부가 인정한 증거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움직일 수 없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를 영토 분쟁으로 끌고 가려는 데는 그들만의 치밀한 노림수가 깔려 있다. 즉 동해는 러시아, 중국, 미국 등 강대국들이 군사력을 집결하고 전개시키는 기동공간이기 때문에 이 지역의 해상 통제권 확보는 국가 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오랜 숙원인 대륙 침략에 대한 야욕을 이루기 위해서는 동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독도 확보는 절대적이라고 여기고 있다. 일본은 1905년 러․일 전쟁 때 독도에 망루를 설치하여 러시아 함대를 격파하면서 그곳의 중요성을 실감한 바 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또 다른 이유는 엄청난 지하자원이 매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가로 인하여 나라마다 에너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자원 민족주의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도 인근에 매장된 엄청난 양의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매력적인 에너지원이 아닐 수 없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기존 석유화학시설을 이용하여 곧바로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로 꼽힌다. 확인된 매장량만해도 우리나라 전 국민이 30년 간 사용할 수 있는 LNG양과 맞먹을 만큼 엄청난 부가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같은 군사적,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독도를 일본이 쉽게 포기할리는 만무하다. 그래서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까지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명기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만약 일본의 청소년들이 한국이 일본 영토인 다케시마를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장차 한․일 간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차제에 우리 정부도 일본의 교과서 왜곡을 먼 산 불 구경하듯 방관하지만 말고 사실 왜곡에 대한 책임을 묻고 필요하다면 재발방지 약속까지 받아내야 한다. 더 나아가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냄으로써 더 이상 일본이 비열한 노림수로 독도를 넘보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

최진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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