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교육을 관장했던 정부 부처가 처음에는 문교부로 초대 안호상 장관을 시작으로 30명의 장관이 있었는데 외국대학을 나온 장관이 21명인데 비해 9명만 국내대학 출신이었다. 건국 초기였으므로 외국에서 공부한 장관이 많았다고 생각된다.
1990년 12월부터는 교육부로 명칭이 바뀌어 12명의 장관이 교육을 담당하였는데 11명이 국내대학 출신이고 미국대학 출신은 1명 이었으며 2001년 1월부터는 교육인적자원부로 명칭이 바뀌어 6명 모두 국내대학 출신 장관이었다는 것은 바람직하였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교육과학기술부로 명칭이 바뀌어 현재까지 모두 49명의 교육수장이 우리나라 교육을 이끌어 온 셈이다.
그런데 교육행정의 수장은 대부분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에서 근무한 교수나 학장, 총장을 지낸 분들이 역임하였다.
학식이나 인품이 뛰어나서 존경을 받는 인물이 교육수장을 맡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보통교육을 잘 모른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건물을 지을 때 기초공사가 매우 중요하듯이 교육도 인성이 형성되는 보통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많은 학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본다.
그러나 지금은 학교현장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초중등교육을 직접 담당해 보고 교육행정 경험을 쌓은 훌륭한 인물도 많다. 학력도 보통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 중에는 박사학위를 소지한 분도 많이 늘어났고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행정의 수장을 지금까지는 고등교육기관에 근무하신 분들에게만 장관의 일을 맡겼다면 앞으로는 보통교육을 담당했던 우수한 인재를 등용하여 우리나라의 교육행정과 정책을 현실과 괴리감이 적은 현장지원행정이 우선되는 시스템으로 바꿔 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예가 될지는 몰라도 목수를 따라다니며 물심부름, 연장심부름을 거쳐 대패질, 톱질 등을 하며 목수가 되기 위한 과정을 하나하나 배우서 목수가 되고 도편수가 되는 것이다. 어려운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며 오랜 세월 목수 일을 배워 대목장까지 오르는 것을 교육수장에 비유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현장경험과 오랜 세월 시행착오를 거치며 건축 일을 평생하여 아름다운 많은 목조건축을 지으면서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야 인간문화재인 대목장의 지위에 오르게 되는 것처럼 기본기가 튼튼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은 인사가 교육수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수장의 역할을 무리없이 수행할 인물도 이와 다를 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생 수나 학교 수나 교원 수로 보아도 보통교육이 훨씬 더 많은데 보통교육에 평생을 바쳐 일해 온 유능한 인재가 많이 있는데도 교육수장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기초기본을 다지는 인성교육에 비중을 두지 않고 지식전달을 교육의 전부로 보는 편견이라 생각하며 그동안 이런 경직된 관념이 교육정책의 혼선을 불러운 측면이 크므로 현시점에서 임명권자가 발상의 대전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때는 전혀 교육을 모르는 인물이 교육수장의 자리에 올라 정치 경제논리로 교육을 흔들어 놓아 교원의 사기를 꺾어 놓았기 때문에 그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 있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에서 공부한 인사는 우리 풍토와 전혀 다른 외국의 제도를 거름장치 없이 직수입하여 흉내내려 해도 안 될 것이고 외국학자의 그럴듯한 이론을 바탕으로 학교현장을 무시한 채 만병통치약처럼 처방을 내리는 무모함도 교육의 본질을 그르칠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기초 기본교육과 한인간의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의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보통교육 출신 장관을 임명한다면 우리교육이 학교현장에 사기를 불어 넣어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강력히 제안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