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기자 정신이 있을까?"

2008.06.20 18:54:00


리포터 생활 5년차이다. 나에겐 기자 정신이  살아 있을까? 스스로 시험해 볼 기회가 있다. 사건의 현장이나 기사거리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바로 어제 07:50 지하철 4호선에서 있었던 일. 서울역을 지나 한 학생이 승차하니 차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 시선집중이다. 머리 스타일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닭벼슬 모양이다. 그 학생이 바로 내 옆자리에 앉는다.

어떻게 할까? 모르는 체하고 그냥 지나쳐? 아니지? 그렇다면? 카메라로 찍어야 하는데…. 짧은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오고간다. 기자 특유의 심성이 발동한다.

"학생, 머리 찍어도 되나요?"
"예!"

5장 정도 찍었다. 초상권을 생각해 옆모습을 찍었다. 이젠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대학생인가요?"
"대학생은 아니고요, ○○대학교 한국어학당에 다녀요."

머리 스타일 이름은? 왜 그런 머리 모양을 했는지? 비용은 얼마나 들었는지?...그 짧은 시간에 물었다. 그리고 그 학생의 복장을 유심히 관찰했다. 머리 이외에는 별 특이점이 없었다. 초록체크 운동화, 흰색 양말, 검정 쫄바지, 흰티셔츠, 목걸이...다만 흰색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알아낸 결과는 나이는 20세, '사람들 눈에 띄는 것이 좋아서' 그런 머리를 했다는 것이다. 머리 모양은 집에서 혼자서 다듬었다고 한다. 오늘은 잘 다듬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말한다. '와, 몇 시간이나 다듬었을까?' '잠잘 때는 어떻게 할까?' 교육원 연수 동료들에게 보여 주니 잠잘 때는 머리를 풀고 자는 것이라 한다.

머리 모양을 인터넷 검색을 하니 '튀는 모히칸 머리'다. 내가 생각해 낸 것은 '인디언 닭벼슬 머리'다. 젊은이를 이해하려면 그들의 눈높이로 내려가야 한다고 한다. 저런 스타일로 다니려면 용기도 있어야 한다. 쏟아지는 수 많은 시선을 오히려 즐겨야 하는 것이다. 다양성과 개성을 인정하고 싶다.

기자 정신! 여러가지 속성이 있겠지만 현장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촬영하고 질문을 통해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특히 카메라는 순간 포착이 중요하다. 그 장면 다시 만날 수 없다.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번 촬영과 인터뷰. 스스로 기자 정신을 시험해 본 것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사진 촬영 허락을 받고... 초상권도 생각하고...그러면서 리포터로서 내공을 키워가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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