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비교를 통한 자녀교육은 금물이다

2008.09.04 09:20:00

어제 저녁 우연히 청소년에 대한 프로그램을 잠시 보았다. 평소 뉴스 외에는 잘 보지 않는데 청소년에 대한 프로그램이라 잠시 집중해서 보니 고2학생의 갈등과 고민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부모로부터, 특히 어머니로부터의 받는 엄청난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하는 장면이었다.

어머니는 자기 딸을 같은 또래의 이종사촌과 비교하면서 어떻게 하라고 강요하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보지 못해 정확히 몰라도 공부도 행동도 삶의 방식도 모든 행동방식을 이종사촌에게 맞추어 하라고 하는 것 같았다. 저녁식사를 할 때도, 공부를 하고 있는데도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비교해 가면서 애에게 닦달을 하였다.

이종사촌애처럼 공부도 잘해야 한다. 무엇도 잘해야 한다 하니 이 애는 참다못해 과연 이종사촌이 어떻게 하기에 그러는지 만나보고 싶어 친구랑 함께 만나보고 이종사촌의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하는 것을 보았다.

순간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은 자녀교육에 대한 생각을 달리 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대다수가 자녀교육의 방법이 언제나 비교교육이 아닌가 싶다. 그것도 전후비교가 아닌 좌우비교 말이다. 요즘은 자녀를 한두명밖에 기르지 않다 보니 자녀에 대한 애착이 특별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녀교육에 대한 애착도 대단한 것 같다.

몇 안 되는 자녀교육에 대해 목숨을 거는 것 같다.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지혜를 총발휘하여 자녀교육에 힘을 쏟는 것 같다.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은 좋으나 방법에 대해서는 한번쯤 재고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 집 자녀보다도 잘 키우고 싶고 공부 잘하게 하고 싶고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것은 좋은데 왜 자꾸 똑똑한 자녀와 비교하고 똑똑한 사촌과 비교하고 똑똑한 친척과 비교하고 이웃의 똑똑한 애와 비교를 하는가? 그렇게 해야만 공부를 잘할 것 같고 그렇게 해야만 훌륭한 애가 될 것처럼 생각하고 독려를 하니 자녀교육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성적이 올라가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행동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만 주고 부작용만 생기는데, 그렇게 하면 더 공부가 안 되는데. 그렇게 하면 더 성적이 안 오르는데, 그렇게 하면 더 신경질만 부리는데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더욱 볶아대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이제 자녀교육을 위한 비교교육은 멈춰야 한다. 특히 자녀교육의 좌우비교는 하지 말아야 한다. 자녀교육의 비교교육은 자녀는 망치게 하는 지름길이다. 자녀교육의 좌우비교는 약이 아니고 독약이다. 자녀교육의 비교교육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자녀를 더 힘들게 만들고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자녀를 스타(star)로 만들고 싶어하면서 자꾸만 자녀를 스카(scar)만 늘어나게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바른 자녀교육을 위한 학부모연수에 대해서 학교에서도 특히 관심을 가지고 계획을 수립해서 시행해야 하겠다. 자녀교육에 있어서 비교교육은 해서는 안 됨을 깨우쳐 줘야 할 것 같다. 그 자녀에 대한 전후비교는 몰라도 그 자녀에 대한 좌우비교는 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하면 할수록 자녀는 비교대상에 대해 반감만 가지게 되고 본인은 엄청난 스트레스만 받고 상처만 남기게 됨을 깨우쳐 주어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는 학부모님들에게 각자의 꿈이 다르고 각자의 가야 할 길이 다른데 공부 잘 하는 학생과 비교해서 그 학생처럼 공부를 잘 하라고 강요해서는 안 되고 자기 자녀에 대한 바른 인식과 자기 자녀의 갈 길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질 수 있도록 전후비교하면서 이끌어가도록 해 주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니 자기 자녀에 대한 장점을 발견해서 그것 칭찬하게 하고 공부를 월등히 잘하는 애도 분명 단점이 있을 것이니 비교대상의 학생을 표준으로 삼으면서 독려하지 않도록 하고 비교대상의 학생을 성공기준으로 삼는 것도 삼가고 비교대상의 학생을 부려움의 대상, 목표의 대상으로 삼는 것도 자녀 발전에 큰 도움보다 실이 많음을 깨우쳐 줄 필요가 있다. 이게 우리 선생님들이 해야 할 몫의 한 부분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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