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축제 격년제 필요하다

2008.10.26 13:43:00


고교 축제가 교육적인 축제라기보다는 상업적인 성격을 띤 축제가 되고 있다. 고교 축제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면 대학에서 행하는 것을 그대로 본받고 있는 축소판 형식을 띠고 있기에 고교생으로서의 본질을 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스럽다. 고교 축제가 대학축제와 다른 점은 고등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협동하여 축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과 고교 학사 일정이 대학 입시와 맞물려 있어 각 동아리의 활동이 자기만의 특색을 들어내기보다는 상업성을 띤 수지타산에 목적을 두고 있어 정작 동아리의 근본적인 성격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고교 축제에 소요되는 예산이 대략 7-8백(36학급 기준)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그런데 각 고교에서 매년 쓰이는 금액을 직할시와 특별시 별로 나누어 보면 과히 수 천 억이 소요되고 있다. 올해도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지만 교육적인 차원에서 지불되는 예산은 어김없이 집행되었다. 각 학교 동아리들이 학교 예산을 받아 시설비에 투자해 학생들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금을 학교에 다시 반납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것을 학교 장학금으로 쓰이는 경우도 들어보지 못했다. 학생 자신들이 수고하여 번 돈이라고 하여 축제가 끝나고 나면 동아리 회원들끼리 먹고 마시는 데 다 소비해 버린다는 것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축제는 학습의 투시 효과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예전에 학교 독서부에서는 서점과 연계하여 학생들에게 필요한 서적을 좀 저렴하게 축제기간 동안에 살 수 있도록 학교에 미니 서점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하여 축제 동아리 회원들에게 말하자 누가 책을 사느냐고 하나같이 반대했다.

오로지 학생들에게 장사 잘 되어서 돈을 많이 벌어서 먹고 마시는 쪽으로 치우친 사고의 편협성에 다시 한번 축제를 임하는 학생들에게 경각심이 필요함을 느끼게 했다. 축제란 먹을거리도 필요하고 놀이마당도 필요하고 순수한 학습란도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정작 축제 기간에는 먹고 마시는 놀자판 축제가 주를 이루고 있어 축제가 끝나고 난 뒤에는 학생에 대한 교사들의 기대심리가 시대의 흐름에 대한 역한 쓴 웃음을 짓게 한다.

고교 축제는 대학 축제와 달라야 한다. 먹는 축제를 벗어나야 하고 상업적인 성격을 띤 축제를 과감히 억제해야 한다. 축제 기간 동안에 먹을거리는 학부모 중심으로만 이루어지도록 하고 학생들은 동아리를 통해 나타나는 교육적 효과를 더욱 짙게 표출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부모님도 오시고 이웃 학교 선생님도 오시고 학생들도 오는데 매년 축제 때마다 학생들이 모여드는 곳은 학생들이 노래부르는 놀자판 무대주변이 주를 이루고 있음이 특색이다.

그러기에 고교 축제는 매년 하는 것보다는 격년제로 하든지 아니면 같은 지역이라도 직할시, 특별시 등등의 경우는 동시 다발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구별로 해를 바꾸어 가면서 하는 것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고교 축제를 매년하기에는 고교 학사 운영상 대학입시와 맞물려 어려움이 있는 관계로 격년제로 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본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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