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교육종합축제 참관기

2008.11.01 10:51:00


지난 31일까지 나흘간 충주농고에서 개최 된 북부지역 실업계고등학교의 『2008청풍명월 직업교육종합축제』개관식에 참석하여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진로교육에 대해 느낀 점이 많았다. 교육의 목적이 사람답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지도하는데 있다면 아이들이 타고난 재능을 발굴하여 키워나가도록 도와주는 진로교육이 매우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좋은 기회였다.

직업은 생계의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직업을 통해 자아실현은 물론 사회기능을 유지하기도 하고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원동력이 된다. 타고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통해 자기성취에 대한 만족과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진로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타고난 재능을 조기에 발굴하여 그 분야에 집중적인 노력을 하였기에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고 명예와 부를 한꺼번에 얻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은 진로교육면에서 보면 크게 성공한 사례라고 하겠다.
야구선수 박찬호 이승엽, 축구선수 차범근 박지성, 골프선수 박세리, 피겨스케이팅선수 김연아, 수영선수 박태환 등 체육 분야 말고도 세계적인지휘자 정명훈 삼남매 등 세계무대에 나가 대한민국의 이름을 빛낸 한국인들이 너무 많아 자랑스럽다.


이날 축제에 참가한 학생들이 자기전공분야의 작품을 출품하여 우수작은 금상, 은상, 동상을 수상하였는데 학생들의 작품으로는 아주 수준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학생들은 대부분 한 줄로 세우는 성적 때문에 인문계고등학교로 진학을 못하고 실업계고등학교인 농고, 상고, 공고로 진학하여 공부한다고 하니 학생의 진로를 타고난 소질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성적으로 진로를 결정하여 실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두가 대학을 나와야 사람취급을 받는 사회가 되다보니 고학력 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청소 미화원을 선발하는데도 대졸자가 많이 응시하는 현상은 교육력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직업도 산업의 발달에 따라 사라지는 직업이 있는가하면 새롭게 생겨나는 직업도 너무 많고 하나의 직업으로 살아가는 사람보다는 미래에는 여러 가지 직업을 바꾸어 가며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전공으로 배운 분야와 직업과 일치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전혀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고 한다. 직업세계에서 필요한 인원에 맞추어 전공분야 교육이 이뤄져야하는데 우리의 시스템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대기업의 신입사원 선발에 우수한 두뇌들이 몰려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여도 기업현장에 투입하려면 많은 예산을 들여서 장기간의 신입사원연수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하니 기업입장에서는 문제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대학을 나와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너도나도 3D업종에 종사하려하지 않는다. 힘든 농사일은 모두가 기피하여 노인들이 농촌을 지키며 신토불이 농산물보다는 상대적으로 값싼 수입농산물에 의존하고 전공과는 관계없이 고시촌으로 몰리는 우리의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평일에도 도로에 차량이 넘쳐나고 관광지에는 인파가 물결처럼 넘쳐나고 있으니 근로의 의무를 다할 일자리가 부족해서인지 살기가 좋아져서인지 모르겠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욕심대로 아이를 키울 것이 아니라 아이가 타고난 재능이 무엇인가를 찾는데 관심을 집중하여야 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갖도록 하기 보다는 타고 난 소질을 살려서 장인정신을 가지고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하고 행복감을 맛보며 보람 있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진정으로 자식을 사랑하는 길이며 올바른 진로교육이 아니겠는가? 축제장을 나오면서 진로교육에 참고하도록 초ㆍ중등학생들에게 전시장을 한번쯤 보여줘야 할 가치가 있는 축제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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