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지도와 XY이론

2008.11.06 08:28:00

 경영학자 맥그리거(McGregor)는 그의 저서 「기업의 인간적 측면」에서 인간의 저수준 욕구에 착안한 인간관과 그 관리 전략의 가설을 X이론으로, 인간의 고수준 욕구에 착안한 인간관과 그 관리 전략의 가설은 Y이론으로 설명하였다. Y이론은 맹자의 성선설에 해당되고, X이론은 순자의 성악설에 해당된다. 따라서 Y이론에서는 선한 사람은 상을 주어 그 갸륵함을 더욱 북돋아 주고, X이론에서는 악한 사람은 벌을 주어 뉘우치게 한다는 이론이다. 학교의 현장에서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도 학생을 지도하는 데 이 이론을 적용하여 지도하면 심적으로 많은 고통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속적으로 터져 나오는 학교 현장에서의 교사들의 회초리 문제가 인터넷을 통해서 매스컴을 통해서 일반인들에게까지 좋지 못한 인상을 풍겨 내고 있다. 사실 오늘의 교단에 선 기성세대들의 학생 지도는 눈앞에서 회초리가 늘 아른거리지 않을 수 없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학교가 아닌 한 학생 지도의 어려움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것임을 누구나 공인하는 문제일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학생들의 문제를 감정으로만 다스리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말로만 지도하기에도 한계가 있음은 엄연한 현실이다. 열 마디의 말로 학생을 지도한다고 할 때도 칠팔 마디는 말로 두 세 마디는 회초리로 다스리는 것이 학생 지도에 원만한 것이 아닐까?

학생 지도는 어느 방법이 최선이다라고 단정지울 수는 없다. 대상 학생에 따라 담당 교사가 XY 이론을 어떻게 적용하느냐는 것은 그 교사의 노하우에 달려 있을 뿐이다. 그러기에 교사들은 학생 상담 기법과 학생 심리를 읽어내는 경험을 쌓아 가는데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에 학내에 흘러나오는 상투적인 말로 “폭력교사가 최고의 교사다”라는 말로 교사들 사이에 보이지 않게 흐르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교사에게 함부로 대하는 학생들이 많아 폭력에 가까운 태도로 교사가 학생을 대할 때 비로소 교사에게 달려들지 않는다는 웃지 못 할 아이러니를 대변하는 것이 아닌지. 회초리 문제가 사회화 문제로 터져 나올 때마다 교사된 입장에서 오죽했으면 저렇게 했겠는가 하는 목멘 하소연으로 동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교사의 아픈 마음이 오히려 가련하게 느껴짐은 어찌된 까닭일까?

귀엽게 자란 남의 아들딸들이 학교에 와서 배움의 꽃을 피워 아름다운 마음을 가꾸어 가는데 심혈을 기울이면 오죽 좋을까?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도하면서 책을 보고 여유 있게 교실을 오가며 노래 부르고 싶은 것이 교사 마음이 아닐까? 교실에 들어서서 자기 책상 밑을 쓸게 하면 다음 시간에 청소 시간인데 왜 쓸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학생들의 태도를 대할 때마다 교사의 지시가 잘못된 것이지 학생의 대답이 바른 것인지 이제는 구분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음에. 노을을 바라보며 산야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는 수목들의 질서를 문뜩문뜩 연상하게 된다.

회초리 문화를 대화 민주주의 문화 풍토로 바꾸려면 XY 이론에 바탕을 둔 신상필벌 정신이 정립되어야 한다. 회초리를 들어서 학생들에게 피해를 갈 정도로 물이를 일으키는 교사 또한 XY 이론에 바탕을 둘 줄 몰라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학생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학생들에게 회초리를 들 수 있었을까? 학생에게 물이를 일으킨 교사에게 벌을 주어야 된다고 힘주어 외쳐야 되겠지만 왜 그런 교사에게 오히려 더 연민의 동정을 강하게 불러일으키는지.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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