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관리를 해야 할 때다

2008.12.16 13:25:00

시간의 귀중성을 깨달은 사람 중의 한 분이 중의 주희다. 주희는 누구보다 시간이 귀한 줄 알고 시간을 쪼개가며 책을 읽었다. 매일 같이 배우고 또 배웠다. 아무리 배워도 끝이 없는 게 학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자꾸만 흘러가고 나이는 자꾸만 들어가니 자신의 한계를 느낀다.

그런데 주위의 사람들은 보니 너무나 안타까웠다. 자기는 배우는 일에 시간이 모자라 일촌광음(一寸光陰)도 가볍게 여기지 않았는데 주위의 사람들은 시간을 너무나 낭비한다. 자꾸만 변명만 늘어놓는다. 오늘 배우지 못하면 내일 배우지, 내일 배우지 못하면 모레 배우지 하면서 배우려고 하지 않다. 한 해를 허송세월 보내고서는 올해 못 배운 것 내년에 배우지 하면서 글을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너무나 안타까운 나머지 오늘 배우지 않으면서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고, 올해 배우지 않으면서 내년이 있다고 말라고 하셨다.

특히 젊은이들은 시간이 안 가서 탈이다. 시간의 귀함을 모른다. 시간이 남아돈다. 시간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주자는 10대 젊은이들에게 경고의 말씀을 하셨다. 그 말씀이 시간의 귀중함을 모르는 이에게 시간의 귀함을 깨우쳐 주며, 시간이 남아도는 이에게 학문하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라고 한다.

학문에 깊이가 있으면 있을수록 학문에 정진한다. 학문에 매력을 느낀 이는 학문하는 시간이 모자란다. 학문에 투자하고 싶어도 시간이 모자란다. 시간이 남아돈다는 하는 이들은 주자의 말씀을 잘 음미해야 한다. 배우고 또 배워라 그러면 시간이 남아도는 일이 없을 것이다. 책을 읽고 또 읽으면 시간에 쫓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의 귀중함을 하는 비결은 배움에 힘쓰는 데 있다. 배움에 힘쓰는 자는 변명하지 않는다. 내일이 있음을 자랑하지 않는다. 글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내년이 있음을 자랑하지 않는다. 내일이 있다고 배우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내년이 있다고 배우지 않은 것도 어리석은 짓이다.

세월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 10대 청소년들은 세월이 지나감을 10km의 속도밖에 느끼지 못한다. 20대는 20km, 30대는 30km, 40대, 50대는 40-50km의 속도로 지나간다. 60대 이상은 가속이 붙는다.

이런데도 시간의 많음을 자랑삼아 여기면서 배우는 일을 금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그래서 주자는 “日月逝矣不我延(일월서의불아연)-세월은 흘러가는구나, 시간을 나를 연장해주지 아니하는구나”라고 하였다.

세월(日月)은 흘러간다(逝). 거침없이 물이 흐르듯이 순간순간 흘러간다. 순간도 멈춤이 없다. 지체없이 흘러간다. 눈을 감아도 흘러가도 눈을 떠도 흘러간다. 잠을 자고 일어나도 흘러간다. 나를 위해 시간이 양보해주지 않는다. 나를 위해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는다. 나를 위해 시간이 멈춰주지 않는다. 나를 위해 연장해 주지 않는다.

不我延(불아연)의 연(延)은 ‘끌다, 지체하다, 연장하다’의 뜻이지만 ‘기다리다’의 뜻도 있다. 여기는 不我延(불아연)은 나를 위해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시간은 너무나 냉정하다. 시간을 절대로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은 너무나 엄정하다. 시간은 냉혹하다. 시간은 공정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 흐르는 시간을 한탄하기 전에, 시간이 흘러 늙어감에 한탄하기 전에 시간을 적절히 잘 이용해야 한다. 학문의 길은 너무나 멀다. 배움의 길은 너무나 험난하다. 배움에 소요되는 시간은 모자랄 수밖에 없다. 시간의 투자에 비례해서 학문이 깊이는 더해진다. 이것을 미리 깨달은 분이 주희다. 배움에 임하는 모든 학생들은 주자의 시간사용법을 자기에 잘 적용해야 한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관리 못해 후회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기말고사 끝나고 고입이 끝나면 시간을 잘 관리해야 한다. 모자라는 시간을 잘 보충할 수 있는 때가 바로 이 때가 아닌가 싶다. 시간 없다 하지말고 시간 잘 활용하면 어떨까?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