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도 못하고, '의견'도 못낸다

2008.12.30 09:55:00

지난 참여정부때에 느꼈던 것이 급격한 변화였다. 교육현장은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생각을 그때나 지금이나 가지고 있다. 급격한 변화로 인해서 반드시 피해를 받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교육은 급격한 변화가 바람직하지 않다. 당시의 피해자가 학생이건 교사건 학부모건 피해를 보는 쪽에서는 헤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입시제도가 급격히 변하면 당연히 학생들이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부수적으로 학부모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교원정책의 급격한 변화는 당연히 교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교원임용제도를 갑자기 바꿔보라. 학교현장이 혼란스러워질 것이고, 아마도 교육행정기관도 피해를 볼 것이다. 그만큼 개혁이라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최소한 교육에서만은 더욱더 그렇다. 서서히 변화를 주어야지 갑자기 개혁을 한다는 것은 당시의 교육현장에 있던 교육의 주체들이 크나큰 피해를 받을 우려가 매우 높은 것이다.

자고나면 새롭게 발표되는 교육정책의 시대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교장임용제도 개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가 싶더니 추진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교원의 임용도 변화를 줄 것이라고 한다.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을 무시하는 양성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하기야 법대 안나와도 법조인이 될 수 있으니, 그런 발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자격제도인데, 일반인이 교원이 되려면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에 버금가는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을 부정하는 제도의 도입은 가당치 않다. 단순히 해당분야의 전문가라고 해서 교원이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교장임용제도 개선할려면 공청회를 거쳐야 한다. 그 공청회는 완벽히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요식행위나 통과의례쯤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교장을 교감도 안거치고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교사 안거치고 교감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조교수 거치지 않고 바로 정교수가 되어도 된다는 이야기인가. 여기에 교장양성과정에 들어가려고 모든 교사들이 매달리면 교육현장은 누가 지킬까. 또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왜 이런 비현실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가.

빨리 교장시켜서 시간되면 몰아내기 위한 방편인가. 무조건 나이많은 교원은 퇴출대상인가. 실력을 갖추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경쟁을 통해서 공교육 살린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교원평가제 도입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실력있는 교사가 나이많다고 퇴출된다면 정당한 경쟁이 될 수 있는가. 불공정한 경쟁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앞 뒤가 안맞는 일을 자꾸만 하는 것이다. 정책이 오락가락하면 일관성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비현실적인 정책을 자꾸 내놓지 말고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해 봅시다.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려는 의지가 있다면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교원을 무시하는 교육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정책에서 일관성과 합리성을 확보할 것을 촉구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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