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능강의 예산, 더 늘려야 한다

2009.01.14 08:34:00

교육방송의 인터넷 수능 강의(Ebsi)는 사교육 인프라가 취약한 지방 고교에서는 부족한 학습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일부 고교에서는 정규수업이 끝나고 보충수업을 편성하는 대신 아예 교육방송의 인기 강좌를 틀어주기까지 한다. 방송을 시청하는 학생들도 고품질의 강의에 수능시험의 출제 비중까지 높아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서 도입한 교육방송 수능 인터넷 강의는 일방적인 지식 위주의 교육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역과 계층간의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나름대로 기여한 바가 크다. 특히 고교생들의 학습 패턴을 바꿀 정도로 인터넷 강의가 선풍을 일으키면서 새로운 학습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 학습법으로까지 인식하게 되었다.

이제 교육방송의 인터넷 수능 강의는 지역과 계층을 불문하고 공교육의 중요한 보조재로서 그 역할과 위상이 앞으로도 더 높아질 전망이다. 그런데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부터 교육방송 수능강의 예산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교과부는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국민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2004년부터 교육방송의 수능강의를 활성화하기위해 국고에서 매년 130억원 정도를 지원했으며, 2006년부터는 항목을 달리하여 특별교부금에서 비슷한 액수의 예산을 지급하고 있다.

교과부가 수능강의 예산 삭감을 검토하고 있는 배경에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교육방송의 수능방송이 교재판매에 따른 부대수익이 큰 만큼 제작 비용을 국가시책사업에 지원되는 특별교부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렇게 되면 전국의 학생들이 혜택을 보고 있는 인터넷 강의가 축소되거나 교재 대금을 올려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감사원이 지적한 특별교부금은 지자체가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을 설치․운영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국가가 지원해 지역간 교육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다. 특별교부금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항목은 전국에 걸쳐 시행하는 교육관련 국가시책사업(전체의 60%)이다. 그렇다면 EBS의 수능 강의를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국가시책과 관련지으면 특별교부금의 항목에서 크게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

EBS 수능 강의에서부터 시작된 인터넷 강의 열풍은 새로운 사교육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EBS와의 질적인 차이를 내세우며 인터넷 강의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사이트가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다. EBS에서 명성을 쌓은 스타강사들이 부실한 처우로 인하여 월등한 대우를 보장하는 사교육 업체로 옮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EBS에서 스타강사를 영입한 한 유료 사이트의 경우는 지난 한 해 120만 개의 강좌를 팔 정도로 성업을 누리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한결같이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취약한 예산으로 현상 유지에 급급한 EBS 수능 강의를 궁지에 몰아넣으며 압박하고 있다.

이제 학생들은 인터넷 강의를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여기고 있다. 그런면에서 EBS 수능 강의는 전국의 학생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기 때문에 현재의 예산을 축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늘리는 것이 맞다. 교과부는 차제에 EBS 수능 강의가 교육의 공공성과 형평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엄밀히 분석하여 대응논리를 만들고 필요하다면 관련 기관(감사원)을 설득하여 현재보다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마땅할 것이다.
최진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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