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머니!

2009.01.25 11:45:00


82세 된 노모가 아파트 단지에서 재활용 물품을 주우며 하루 2,3천원 벌이를 하다가 눈을 다쳐 “아들 말 안 들어 벌 받았어, 미안해”하는 모 교육장(61)의 '어머니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라는 글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우리들의 어머니 세대, 부지런함과 절약,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배어 있다. 그 분들은 낭비를 모른다. 설을 맞아 그 많은 음식 준비를 혼자서 해내시는 것을 보면 위대하기까지 하다. 참으로 존경스럽다. 우리 어머니의 삶은 무한한 인내로 점철되었다. 삶의 고통을 고통으로 여기지 않고 즐거움과 행복으로 승화시키는 지혜를 가지셨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누구에게나 어머니가 있다. 아마도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어머니 아닐까? 돌아가신 후에도 그 분의 가르침은 자식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

필자의 어머니는 돌아가신 지 10여년이 넘었다. 지금도 후회되는 것 하나는 자식들이 모시지 않고 노년을 혼자 사시게 한 것. 핑계인지 몰라도 자식들은 모실 수가 없었다. 자식들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한사코 거부를 하셨기에.

총각시절 결혼을 하면서 같은 집에 눌러 앉고자 하니 “내가 왜 막내랑 사니? 빨리 셋방 얻어 나가거라!” 불호령이다. 그 때 어머니의 고집을 꺾고 함께 살았더라면 일찍 돌아가시지 않고 지금도 살아 계실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혼자 사시면서 불규칙한 생활에 하루 세 끼를 건성으로 드시니 건강을 해치고 대화할 상대가 없어 우울증까지 찾아왔던 것이다.

41세에 청상과부가 되어 딸 셋, 아들 셋 6남매를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키웠다. 자식을 대학까지 보내고 며느리와 사위까지 합하면 선생님 7명에 부부 약사를 두었다. 그러나 자식들은 무엇이 그리 바쁜지 효도를 한다고 하였지만 어머니 노년을 쓸쓸하게 하였다.

자식들이 용돈 충분히 드린다고 효도하는 것이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 씩 찾아뵌다고 도리를 다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함께 살면서 희로애락을 같이 하는 것이 참된 효도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필자는 후배들에게 말한다. 홀로된 부모님, 혼자 쓸쓸히 살게 하지 말라고. 그러면 일찍 돌아가신다고. 생활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자식들이 모시라고. 그게 행복이라고. 지금 당장은 함께 사는 것이 '짜증'이 나지만 그게 ‘행복한 비명’이라고.

지금은 효도를 하려해도 계시지가 않는다. 효도할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부모님 다 돌아가시고 나니 설, 추석 등 명절에 기껏 가는 곳이 처가다. 장인, 장모 뵙는 것으로 족해야 한다.

이제 50대 중반의 필자, 명절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기다려지지도 않는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보고싶다. 아, 어머니!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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