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자가 취해야 할 자세

2009.02.18 08:38:00

공자께서 논어 학이편에서 호학(好學)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는 어떤 자일까? 공자께서 하신 말씀을 살펴보면 호학(好學)하는 자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설명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는 한 마디로 말한다면 군자(君子)이다. 군자가 바로 배우는 자의 모범이다. 표본이이라 할 수 있다. 군자는 인성면에서도 탁월할 뿐 아니라 학력면에서도 탁월한 자이다. 지도자급이다. 본보이기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학식과 교양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우리는 학생들을 이런 인물이 되도록 교육을 시키고 있다.

“子曰 君子食無求飽(군자식무구포)며 居無求安(거무구안)하며 敏於事而愼於言(민어사이신어언)이고 就有道而正焉(취유도이정언)이면 可謂好學也已(가위호학야이)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로서 배불리 먹기를 구하지 않고, 편히 살기를 구하지 않으며, 할 일을 미루지 않으면서 말은 신중하고, 도를 좇아서 바르게 한다면,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라고 할 수 있다.”라는 뜻이다.

이 말씀 속에 배우는 자가 취해야 할 자세를 살펴볼 수 있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는 먼저 食無求飽(식무구포)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먹음에 배부르기(飽)를 구하지 아니하여야 한다. 배우는 자가 배를 채우는 일에 신경을 쓰면 어떻게 되나? 제대로 배울 수가 없다. 식사 때마다 배가 너무 부르면 공부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배가 부르면 잠이 온다. 점심식사를 많이 하면 식곤증으로 수업시간에 잠을 잘 수밖에 없고 저녁식사를 많이 하면 저녁에 잠자리만 생각나지 않는가? 그러니 배부르기를 구해서는 안 된다. 적당한 양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 공부하기 알맞게, 오히려 약간 모자란 듯이 배를 채워야 한다. 그래야 공부하기가 좋고 컨디션도 잘 유지할 수가 있다.

다음은 居無求安(거무구안)의 자세다. 거함에 편안함을 구하지 아니하여야 한다. 왜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가? 집에서 공부하면 공부할 분위기가 더 날 텐데 말이다. 집에서 공부하면 오래 앉아 있지를 못한다. 편안하게 거할 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공부하는 학생에게 누울 수 있는 방이 옆에 있으면 아나 된다. 편안하게 쉬고 싶은 게 사람의 욕망이기 때문에 편안하게 거하고자 하는 자세는 공부하는 자세가 아닌 것이다.

또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는 敏於事(민어사)의 자세다. 일에 민첩해야 한다. 여기서 일에 민첩해야 한다는 것은 배우는 일에 부지런해야 함을 말한다. 배우는 일에 태만해서는 안 됨을 말해주는 것이다. 배우는 이가 빈둥빈둥 놀아가면서 공부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면 공부가 제대로 되겠나? 되지 않는다.

그리고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는 愼於言(신어언)의 자세다. 말은 신중하게 삼가야 한다.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다. 배우는 이가 말을 앞세우는 것 봤는가? 배우는 이는 행동이 신중하다. 특히 말이 신중하다. 말을 잘 하지 않는다. 말보다 행동이 앞선다. 말로 유명한 사람이 되고 말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행동으로 보여야 유명한 사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끝으로 就有道而正焉(취유도이정언)의 자세다. 就有道(취유도)란 학덕이 풍부한 분에게 나아감을 말한다. 배우는 이는 언제나 배울 만한 이에게 나아가기 마련이다. 학식과 인품을 두루 갖춘 이에게 나아가 배우게 된다. 그렇게 해서 나를 바로 잡으면(正焉) 학문을 바로 세우고 인품을 바로 닦아나가는 것이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의 자세다. 공자께서 말씀하신 다섯 가지의 배우는 자의 자세를 늘 머릿속에 담아두어 내가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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