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자적인 자세보다 참여적 자세가 좋다

2009.03.02 10:58:00

신학기 들어 첫 출근길이다. 마음이 설렌다. 어디 새로 발령을 받은 것도 아닌데도 그렇다. 우리 과에 한 장학사님께서 새로 오시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아주 잘 생겼다. 텔런트 같았다. 사람도 좋고 일도 잘 하신다고 하셨다. 기대가 된다.

아침에는 봄비가 온다. 보슬비다. 비는 자주 내려야겠다는 생각이다. 비가 곧 생명이기 때문이다. 물이 없으면 모든 생물이 죽을 수밖에 없다. 더 많은 비가 왔으면 한다. 길가에 서 있는 태극기가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게 보기가 좋다. 나라를 지킨 넋의 숨결이 느껴진다. 애국의 물결이 아름답게 흔들리고 있다. 비행기가 사뿐히 내려앉는다. 또 비행기가 내려앉는다. 참 좋은 아침이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자리를 옮겨 근무를 하게 되는데 마음이 추울 것 같다. 몸도 춥고 마음도 춥겠다. 바람도 아직 훈훈한 바람은 아니다. 이럴 때 기존의 선생님들께서 훈훈한 바람 역할을 했으면 한다. 사소한 것까지 관심을 가져주고 친절을 베풀어주면 새로 오시는 선생님의 기억 속에는 오래 감사가 간직될 것 같다.

오늘 아침에는 갑자기 선생님들의 자세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신학년도 1학기가 시작되는 날인데 선생님들의 자세가 참 중요할 것 같다. 어떤 자세를 가지면 좋을까? 참여하는 자세가 좋을 것 같다. 방관자적인 자세는 금물이다. 다른 선생님들이 어떻게 하나 하면서 뒤에서 뒷짐 지고 구경만 하고 있으면 학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방관자적인 자세는 언제나 평가만 한다. 교장, 교감선생님들이 잘하나 못하나만 따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학교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구경꾼 선생님이 되면 언제나 잘한다 못한다 평가만 한다. 뒤에서 비난만 한다. 불평만 한다. 동조자만 찾는다. 자기 사람만 만든다. 이렇게 되면 교육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만다.

참여자적인 자세가 되어야 한다. 내가 직접 뛰어야 한다. 내가 직접 참여해야 한다. 내가 직접 움직여야 한다. 내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 내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 내가 스스로 해야 한다. 내가 자진해서 해야 한다. 그러면 남을 평가하지 않는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다. 남을 비난하지 않는다.  이런 자세가 되면 학교는 신이 난다. 학교생활이 재미있게 된다. 자신의 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기쁨을 느낀다. 행복을 느낀다.

자신의 잘못을 찾게 된다.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게 된다. 더욱 열심히 연구하게 된다. 더욱 힘을 낸다. 더욱 정열을 쏟는다. 많은 선생님들에게 자문을 얻는다. 많은 선생님으로부터 조언을 구한다. 보다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애쓰게 된다. 이런 선생님이 많으면 학교는 분명 좋아진다. 더욱 희망이 넘치는 학교가 된다.
신학기를 맞아 방관자적인 자세보다 내가 주인되는 학교가 되도록 해보면 어떨까? 내가 직접 참여하는 학교, 내가 적극 협력하는 학교, 내가 직접 움직이는 학교가 되면 분명 그 학교는 더욱 빛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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