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아이를 망칠수도 있다

2009.03.16 17:26:00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 뜻은 환경이 좋은 곳에서 성장해야 성공한다는 의미가 내포 되어있는 것 같다.

제주도에서는 말을 키우기 좋은 환경조건을 가지고 있어 맞는 말 같고, 사람도 다양한 문화혜택을 받으며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뜻으로 서울로 유학을 가거나 주거지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 서울 및 수도권의 인구증가 추세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고 지금도 서울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이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예술 등 모든 분야가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국토의 균형발전차원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였고 교통, 환경, 범죄, 교육 등 서울의 생활환경여건이 점점 악화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교육문제로 조기유학이 유행처럼 번졌고 어학연수까지 겹쳐 많은 외화가 새나갔으며 기러기아빠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여 귀한자녀교육을 위해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는지 꼼꼼히 성찰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는 시골학교 보다는 도시의 큰 학교가 더 좋고 도시학교 보다는 서울의 소재 학교가 더 좋고 서울보다는 외국의 학교가 더 좋다는 학부모의 생각이 과연 옳은 것일까 ?

중소도시 변두리 학교의 학구 내 학생들이 자기고장 학교를 두고 시내 큰 학교로 다니는 현상이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내 자식 만큼은 남다르게 키워보겠다는 학부모의 욕심에서 위장전입을 하면서 큰 학교로 전학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교직에 몸담고 있는 우리가 보았을 때는 읍면지역이 교육환경도 더 좋고 선생님들의 질도 결코 뒤지지 않는데 말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읍면이하 지역에 소재한 학교는 학생 수가 점점 감소하여 복식수업을 받게 되고 몇 년이 지나면 분교장으로 격하되어 통폐합이 된다. 지역의 문화 센터인 학교가 문을 닫아 수많은 졸업생들의 어린 시절 꿈을 키웠던 모교가 사라져 허전한 마음을 달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초등학교 과정만이라도 자연과 가까운 교육환경에서 공부하며 성장하는 것이 좋은 인성이 길러진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초등학교 과정에 인격체가 완성 된다고 하는데 부모의 욕심으로 막연히 큰 학교에 보내면 잘 되겠지 하는 우월감이 잘못된 생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충주관내 수회초등학교는 수안보방면 경찰학교 옆에 있는 소규모 학교로 학생 수가 줄어 분교장 격하 위기를 맞았었다. 경찰학교의 태권도, 악기지도 등 방과 후 학교 지원과 동문회의 통학차량 지원을 받아 시내학생들이 역으로 전학을 와서 학교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이런 학교가 더 늘어나서 어린 시절 감성이 풍부한 인성교육을 받으며 즐겁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아름다운 모습이 더욱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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