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교사상, 비뚤어진 가정 교육

2009.08.10 07:09:00

 최근에 모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교사의 폭력 사건은 언론을 용솟음치게 했다. 교사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교사가 찾아가 교사를 폭행한 사실이 일어나자 교사들 사이에서도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는 커녕 교사의 잘못된 행위를 질타하는 소리가 드높았다. 교사도 사람이다. 그렇다. 교사도 사람이다. 동시에 한 인간을 가르치는 인격자요, 모범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기에 교사에 대한 대우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교사는 많이 배워서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가르침을 받는 학생보다 먼저 배움의 과정을 거쳐 왔고 경험해 왔기에 먼저 교단에 섰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는 이들이 교단에 서 있는 자의 행위를 본받아야 하기에 교사는 품위있는 말, 모범적인 행위, 깔끔하고 단정한 옷차림 등을 강조하는지 모르겠다.

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이 한국 사회에서 화제의 대상이 되는 것도 한국 사회의 유교사상은 교사를 존경의 대상으로 회초리를 드는 엄한 부모상으로 대신하기에 교사에 대한 기대감은 그만큼 크다. 자녀를 한두 명 낳아 가르치고 길러 가는 부모는 정말로 토끼 새끼처럼 귀여울 수 있다. 집에서 회초리를 들고 싶어도 들지 못하기에 학교에서 교사에게 회초리를 맞아 엉덩이와 장단지가 푸른 멍이 들어 있으면 어느 부모라도 교사에 대한 원성은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요즘 교사들은 몸 사리는 교사가 너무 많이 늘고 있다. 행여나 회초리를 하나 들어도 그것을 달래느라고 참으로 안간힘을 쓰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교사로서의 아픔이 끊어 오르곤 한다.

학생이 교사에게 사용하는 언행이 마치 친구들에게 쓰는 말과 같은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그것을 일일이 지적하고 가르치기에는 이제는 포화상태에 이른 것이다. 학교의 복도에서 비어를 사용하는 소리가 시시각각으로 교무실에 들려오지만 교사들 귀는 그때마다 귀머거리 흉내를 낼 뿐이다. 학교는 학생들의 인성을 가르치는 신선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

교사는 모범이 되어야 한다. 외치고 외쳐 대지만 교사의 손과 발을 묶어 놓고 학생들의 지도에 열과 성을 다하라는 것은 어불성설로 현장에는 들려올 뿐이다. 회초리 문화가 나쁘다고 상급 관청에서 내려오는 회초리 사용 금지는 학생들에게 지각 자유, 행동 자유, 교사에게 엄포 자유, 대리 엄마 교사 등장 등등 학교에서 일어나는 꼴불견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그 중에서 가장 우스운 일은 교사의 지시보다 엄마의 지시가 있어서 가야겠다고 하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학생을 지도하다 보면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이 더욱 늘어간다. 학생의 잘못은 가정에서부터 문제를 안고 있다. 가정교육이 바르게 된 학생은 학교에서도 행동이 바르다. 문제 아이 뒤에는 문제 부모 있다는 말이 어제 오늘의 말이 아니다.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부모가 바른 교육으로 인식하지 않는 한 교사의 힘으로는 어렵다. 가정에서의 회초리 없는 상황에서 학교에서 회초리는 사건의 덩어리를 만들 뿐이다. 교사가 부처가 되어 학생을 자비로 이끌어 가는 데 오랜 시간을 투여하지 않는 한 오늘의 교육은 가면을 쓴 교사가 학생을 지도할 뿐이다. 교사 또한 직업 교사로서의 그 이상의 무엇을 창조해 내는 데는 여름철 아침 잠시 풀잎에 반짝이는 영롱한 이슬에 지나지 않는다.
조기철 인천 초은고등학교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