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도시 제천의 박달재와 의림지 풍경

2009.08.20 07:32:00


산, 계곡, 호수, 저수지 등 볼거리가 많은 여행지 제천. 그중 ‘의림지, 박달재, 월악산, 청풍문화재단지와 호반, 금수산, 용하구곡, 송계계곡, 옥순봉, 탁사정, 배론성지’가 제천 10경이다.

박달재는 제천시 봉양읍과 백운면을 갈라놓은 험한 고갯길이다. 터널이 개통된 후 차량이 많이 줄었지만 구비 길을 돌아 정상에 오르면 금봉이가 박달도령의 장원급제를 빌던 성황당, 고려시대 이곳에서 거란군을 물리친 김취려 장군의 대첩비와 기마상, 박달재 노래비, 박달과 금봉이를 주제로 만든 조형물이 있다. 휴게소에서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넘는 우리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려’로 시작되는 ‘울고넘는 박달재’ 노래가 크게 울려 퍼진다.
























박달이 죽은 고개 박달재에는 박달과 금봉이에 대한 애처로운 전설이 전해져온다. 조선조 중엽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경상도 선비 박달이 백운면 평동리 농가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마침 이 집에는 금봉이라는 과년한 딸이 있었고, 금봉과 사이가 가까워진 박달은 과거에 급제한 후 함께 살기로 약속하고 한양으로 떠난다.

난간을 스치는 봄바람은/ 이슬을 맺는데/ 구름을 보면 고운 옷이 보이고/ 꽃을 보면 아름다운 얼굴이 된다.// 만약 천등산 꼭대기서 보지 못하면/ 달 밝은 밤 평동으로 만나러 간다.

자나 깨나 금봉이 생각만 하던 박달은 결국 과거에 낙방을 하고 평동에 가지 않는다. 금봉은 매일 성황당에서 박달의 장원급제를 빌다 상사병으로 한을 품은 채 숨을 거둔다. 금봉의 장례를 치른 사흘 후에 평동리에 돌아온 박달이 목 놓아 우는데 금봉이 고갯마루를 향해 너울너울 춤을 추며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급히 뛰어가 고갯마루에서 금봉을 끌어안은 박달은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제천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4㎞ 지점에 국가명승지인 의림지가 있다. 황금자 문화유산해설사와 의림지를 한 바퀴 돌며 역사를 자세히 배웠다. 의림지는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 상주 공검지(공갈못 )와 함께 삼한시대에 축조된 농경문화의 상징물이다. 용두산에서 흘러내린 호반둘레 약 2km, 수심 8~13m의 대수원지로 삼한시대 농업기술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제방 주변의 영호정과 경호루, 수백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소나무와 수양버들, 저수지 가운데 떠있는 순주섬, 30m의 자연폭포 등이 어우러져 풍경이 아름답다. 경호루의 현판은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 글씨다. 수리시설이었던 의림지가 지금은 유원지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3대 악성의 한분인 우륵이 노후에 가야금을 타며 여생을 보낸 곳으로 우륵대와 우륵정이 남아 있다.

이곳 사람들은 삼한시대의 수리시설을 온전하게 보존하고 있는 의림지가 하루빨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허준이 활약하던 선조시절 침술에 능했던 어의 이공기 선생이 한약으로 비상하고 있는 제천 출신이다.

이곳에도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얘기가 전해져온다.

의림지가 생기기 전 이곳에 탐욕스러운 부자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시주할 것을 청하는 스님에게 거름을 한 삽 퍼주는 걸 보고 있던 며느리가 얼른 쌀 한바가지를 스님에게 주며 시아버지의 잘못을 빌었다. 그러자 스님은 ‘조금 있으면 천둥과 비바람이 칠 터이니 빨리 산속으로 피하되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고 한다.

며느리가 집에 오자 집안에서는 쌀 훔쳐간 범인을 찾느라 하인들을 닦달하고 있었다. 스님에게 자기가 쌀을 퍼다 주었다는 며느리의 얘기를 듣자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광에 가두고 문에 자물쇠를 채웠다. 그때 갑자기 번개와 천둥이 울리더니 잠겼던 광문이 열렸고 광속을 빠져나와 동북쪽 산골짜기로 도망치던 며느리가 집에 남아 있는 아이들 생각에 뒤돌아보자 굉음과 함께 돌로 변했다. 물이 고인 집터는 지금의 의림지다.












의림지 물이 흘러가며 아름다운 풍경을 만드는 홍류동계곡의 전설도 재미있다.

상주 공검지에 살고 있던 숫룡이 매일 저녁 의림지에 홀로 살고 있던 암룡을 만나러 왔다. 어느 날 사랑을 나누던 현장이 공검지의 암룡에게 발각되자 숫룡은 급히 도망갔다. 그때 만들어진 자국이 지금의 홍류동계곡이란다.

꼬리와 머리를 휘어잡고 산채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공어회, 연못에서 자생하는 여러해살이 물풀로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다는 순채요리가 의림지의 명물이다.

[박달재 교통안내]
① 영동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 제천IC → 충주방향 → 봉양 → 박달재
② 영동고속도로 → 중부내륙고속도로 → 감곡IC → 산척 → 백운 → 박달재
③ 청주, 조치원방향(38호선국도이용) → 충주 → 다릿재 → 박달재

[의림지 교통안내]
① 영동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 제천IC → 제천시내 → 의림지
② 영동고속도로 → 중부내륙고속도로 → 감곡IC → 산척 → 백운 → 제천 → 의림지
③ 청주,조치원방향(38호선국도이용) → 충주 → 다릿재 → 박달재 → 제천시내 → 의림지
변종만 상당초등학교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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