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의 붕괴를 주장하는 이면에 교육의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는 없는지 한번 돌아봐야 할 것이다. 원인을 나에게서 찾는 게 아니라 외부에서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만 시킨다면, 새로운 입시제도가 도입되면 우리 아이도 괜찮은 대학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요행수를 바라서는 안 된다.
고급 기능이나 지식을 구비시켜 필요로 하는 사회 각 분야에 인재를 공급하는 것이 대학이 지향하는 목표다. 필요한 인재를 공급한다는 것은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실력과 우수한 기능을 보유한 사람을 길러낸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어떤 입시제도 하에서도 대학이 뽑고자 하는 학생은 실력과 재능이 있는 학생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예전과 다소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학과외의 재주가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하려는 것도 결국은 실력 있고 다방면으로 더 유능한 인재를 뽑고자 하는 대학의 한 단계 향상된 전략이지 학생의 편에 서서 입시부담을 줄여주거나 실력 없는 학생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는 아니다. 실력을 쌓기 위한 노력은 게을리 하고 입시 제도에 의지하여 대학입학을 바란다면 그것은 사행 심리에 불과하다.
어떤 입시개혁안이 도입되더라도 지나치게 거기에 얽매여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꾸준히 실력 쌓기에 임해야 한다. 특수한 경우 특수한 재능을 높이 사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겠지만 기본실력을 아주 도외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수한 특성도 기본 실력이 있어야 그 장점을 계속 살려나갈 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입시 제도라도 대동소이할 수밖에 없다.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 실력 쌓기에 매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