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기관' 사후관리 철저히 해야 한다

2009.11.24 08:54:00

교원연수가 자비부담으로 바뀐 이후로 전국적으로 교원연수원들이 난립한 상태에 있다. 잘만하면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교원들은 연수를 쉽게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연수원들의 질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쉽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교원들의 입장에서는 어느 연수원을 찾더라도 쉽게 연수를 받을 수 있고, 연수원에 납부한 연수비용의 일정부분을 보전받을 수 있어 크게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연수원의 난립문제는 쉽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가지 문제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격연수의 경우 문제는 더욱더 커지고 있다. 물론 교육과학기술연수원처럼 충분한 콘텐츠가 확보되어 있고, 계속해서 연수과정을 추가하고, 연수과정 자체가 다른연수원에서 다루기 어려운 과정으로 채워졌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사설연수원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원격연수가 무료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이렇게 장점을 갖춘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이 많다. 연수과정을 단 한번 콘텐츠 제작으로 몇년을 그대로 이용하는 경우들이나, 학교나 교원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들로 가득찬 경우도 있다. 4-5년이 지난 콘텐츠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연수생들을 모집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시대에 맞는 과정을 개설하고 시대적으로 뒤떨어진 과정은 폐강을 해야 함에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가령 엑셀 2007이 출시된지 한참 되었는데 아직도 엑셀 2003을 그대로 연수에 활용하는 경우, 한글 2007 시대에 한글 2005를 그대로 연수과정에서 운영하는 등 시대적으로 맞지않는 연수과정이 아직도 많은 것이다.

이렇게 콘텐츠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연수원의 영세성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즉 연수생들로부터 받는 수강료로 연수원이 운영된다고 가정하면, 연수생 수가 많을수록 연수원의 운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콘텐츠의 개발도 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그러나 연수원이 영세성을 면치 못할 경우에는 기존의 연수과정만으로 버텨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게 되기 때문에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연수원을 인가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 연수원들이 당초의 목표대로 제대로 운영이 되고 있는지 사후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승진을 앞두고 연수점수가 필요하여 연수를 신청했지만 연수생이 너무 적어서 원하던 점수를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나오거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수강한 연수과정이 수준 이하였다면 이 연수원이 더이상 존치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출석시험을 실시하는데, 연수생이 20명도 되지 않더라는 어느 교사의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더라도 연수원들의 운영실태를 점검하여 정리할 필요가 있다.

연수원의 부실운영으로 피해를 보는 쪽은 당연히 연수에 참여한 교원들이다. 수강료는 수강료대로 들고, 연수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관리가 철저히 되어야 한다. 전문성을 신장시키기 위한 연수가 도리어 교원들에게 상처로 돌아온다면 연수원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당국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연수원의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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