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만 교육인가?

2009.11.30 09:45:00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경쟁을 통한 학력신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학업성취도평가 등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고등학교를 여러가지 형태로 다양화 하는 것도 경쟁의 일환이다. 학교자율화 방안의 추진도 역시 경쟁에서 시작된 것이다. 교원평가제 도입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학교간 경쟁, 개인간 경쟁을 통해 공교육 정상화를 실현한다는 것이 현 정부의 목적이라 하겠다. 교육계 어디를 가도 경쟁이라는 단어가 없는 곳이 없다. 그만큼 경쟁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경쟁을 강조하다보니, 예산에서도 경쟁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의 내년도 지출 예산을 분석한 결과 ‘교육환경 개선시설’ 예산은 올해에 비해 대폭 감소한 반면 ‘영어교육’ 및 ‘학력평가’를 위한 예산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표참조, 출처:경향뉴스) 열악한 교육복지나 교육시설 개선에는 인색한 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역시 경쟁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가깝게 보이는 학력신장을 위해 모든 것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학교의 교육환경은 꾸준히 개선되어 왔다. 교육정보화시설, 학교강당(체육관), 과학실, 도서실 등이 많은 예산의 투입으로 계속해서 환경개선을 이루었다. 그러나 아직도 환경개선의 길은 멀고도 멀다. 각 학교의 시설이 학교마다 다르다. 최근에 신축된 학교는 사정이 좋은 편이지만 오래된 학교일수록 환경개선이 절실하다. 일례로 학교 교실의 미세먼지와 각종 세균등을 퇴치할 대책등이 필요하다. 냉, 난방 시설이 개선되었지만 이로인해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와 세균등은 더욱더 확산되고 있다. 실내 공기의 질을 개선해야 할 획기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환경개선에 투자되는 예산의 경우, 교실 사물함설치에 필요한 예산이 삭감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미 사물함이 설치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의 여건차이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학교마다 여건차이가 지속적으로 커진다면 전국적인 학력평가가 공평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없다. 현재도 학교마다 여건이 다른데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교육환경예산이 감소된다면 이러한 불평등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교육환경은 하루아침에 개선되기 어렵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예산 투입없이 결과만 따져서는 안된다. 모든 학교를 똑같은 환경으로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비슷한 여건조성은 되어야 한다. 경쟁에 투입되는 예산만을 고집하지 말고 교육환경개선에 투입되는 예산을 계속해서 늘려 나가야 한다. 긴 안목을 가지고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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