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나의 화두는 지혜로운 사람

2010.01.04 12:47:00

린네는 최초로 사람을 영장류로 분류한 인물이다. 그는 1758년 <자연의 체계> 제10판에서 원숭이 바로 옆에 인간을 놓았다. 그러고 나서 사람에게 '호모 사피엔스'라는 공식명칭을 부여한다. 호모 사피엔스는 '지혜로운 사람'을 뜻한다. 사람을 동물계의 다른 동물들과 비교해서 정신적, 행동적 특색에 기반을 둔 것이다.

일찌기 공자는 생이지지(生而知之)와 학이지지(學而知之)를 구별했다. 전자는 배우지 않고도 아는 것이고, 후자는 배워서 아는 것이다. 그런데 공자는 전자가 후자보다 더 높은 단계라고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초등교육은 배워서 알게 한 다음 스스로 배우게 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지혜로운 사람'기르기다. 기초 기본 학습에 충실하고 정직하고 예의 바른 태도로 남을 배려하는 어린이를 강조하곤 한다.

학이지지로 생이지지할 수 있는 지혜로운 인간을 추구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사람, 스스로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기르고 싶어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교육의 모습은 배움(學은 넘쳐나지만 스스로 살아갈 힘(生)은 나약한 젊은이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머리는 크고 몸통은 작은 이티처럼 손과 발을 쓰기 싫어하고 잔머리를 잘 굴리는 아이들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이는 곧 정신 노동이 육체 노동보다 더 값지고 대접받는 현상까지 불러와서 일자리는 있어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해외 인력으로 충당하는 현상까지 가져 온 게 사실이다. 

미셸 세르는<인간이란 무엇인가>에서 '인간은 체험시간을 조작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존재다. 엄청나게 긴 시간을 자신에게 굴복시킬 힘을 가진 존재이며 인간은 그 자신이 원인이다!'로 결론 짓는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존재로서,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은 인간 그 자신이 모든 원인의 제공자라는 뜻이니, 책임도 인간 그 자신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제 나는 200일에 가까운 일년 농사를 마무리하고 내 나무에서 생명의 물줄기를 마시며 호흡하며 새 봄을 향해 한 송이 꽃을 잉태한 우리 반 잎사귀들을 떠나 보낸 겨울나무로 서 있다. 내 나무에 않았던 그 새들이 잘 익은 열매로 건강하게 행복한 시간을 보냈기를 빌면서 혼자서 조용히 2010년의 시무식을 한다.

12명의 제자들이 모두 다 다른 모습으로 잘 자라준 2009년에 감사한다. 그리고 더 넓고 높은 하늘을 향해 날 수 있도록 마지막 열매를 갈무리하여 호모 사피엔스로, 생이지지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끝맺음을 잘 해 주고 싶다.

2010년에도 푸르른 꿈을 안고 나의 둥지에 찾아들 종달새 손님들을 맞이할 둥지를 청소하고 좋은 책으로 영혼을 씻으며 교육의 모든 원인이 '나'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나부터 지혜로운 사람이 되자!'
장옥순 담양금성초/쉽게 살까, 오래 살까 외 8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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