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이 주는 작은 행복

2010.01.15 11:06:00

인류문명의 발달을 되돌아보면 불편함에서 편리함으로 발전해 온 것 같다. 원시시대처럼 도구가 발명되지 않았던 시대의 생활을 지금 생각해 보면 불편해서 어떻게 살았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문명의 발달에 의해 오늘날 인류는 얼마나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는가? 수동에서 자동화시스템으로 발전하며 원터치와 클릭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는 세상이 되었다.

지구촌 어디나 이웃처럼 여행을 즐길 수 있고 통신수단의 발달은 개인휴대폰을 가지고 언제 어디서나 듣고 싶은 목소리를 들으며 영상통화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류최대의 발명품이라고 하는 컴퓨터는 우리생활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인터넷망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시시각각으로 주고받으며 집안에 앉아서 쇼핑을 하고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정보화 시대가 되었다. 모든 생산시스템은 자동화되어 사람이 할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70년대 초 새마을 운동을 하면서 마이카 시대가 온다고 하였을 때 믿지 않았었다. 우리경제가 발전하기 시작 할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편리한 삶이 오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불과 한세대가 흐른 지금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눈부신 발전과 성장을 하면서 역기능도 여기 여기서 나타나고 있다.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너무나 편리하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는데 자살하는 사람은 왜 늘어나고만 있는가?

생활이 편리해 졌다고 모두가 행복한 것 같지는 않다. 편리한 문명의 이기(利器)를 잘못 사용하면서 얼마나 많은 인명이 타고난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희생되었는가? 교통사고, 화재, 홍수 등의 재난이 인류의 행복을 위협하고 있으며 지난해는 신종플루 때문에 지구촌이 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람의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잔인하게 살해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흉악범 때문에 어린이와 부녀자는 불안에 떨어야 하는 ‘사람이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

편리함이 좀 더 서서히 진행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과거를 생각해보면 불편함이 모두가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 몇 십리 길은 당연히 걸어 다니던 시절은 저절로 운동이 되었는데 요즈음은 별도로 시간을 내어 걷는 운동을 하고 있지 않은가? 음식도 가공식품이 늘어나서 치아와 위장의 역할이 줄어들기 때문에 건강에 이롭지 못하다고 한다. 제철에 나는 식품을 먹어야 몸에 이로운데 제철음식이 사라지고 있고 다른 나라의 식품을 수입해 먹으니 신토불이(身土不二)는 아니지 않은가?

새해엔 편리함에만 이끌려가지 말고 약간의 불편함이 우리 몸에 좋고 삶에 도움이 된다면 불편함을 몸소 실천하는 지혜로운 생활을 실천해 보았으면 한다. 음식은 가능하면 우리 것으로 덜 가공된 식품을 직접조리해서 먹었으면 좋겠다. 엘리베이터 보다는 아파트계단을 걷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면 별도로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TV나 컴퓨터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말고 책과 가까이 하는 독서습관을 기르고 가족과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 터놓고 정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었으면 한다.

가끔씩 손빨래도하고 쓸고 닦고 먼지를 터는 옛날방식으로 청소를 하면 수족을 자주 사용하여 건강에 좋을 것 같다.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이웃과 멀어지고 있다. 이웃집과 오가며 정을 나누고 사는 문화를 만들어 가면 삶이 더욱 윤택해 질것이다. 우리는 편리함에 도취되어 많은 절차를 생략 하며 더 소중한 것들을 잃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되돌아보자. 우리의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여유를 가지고 삶에 유익한 불편함을 즐기면서 지혜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경인년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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