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못막는 졸업식

2010.02.13 22:28:00

졸업식 후에 추태를 보이는 학생들의 모습이 연일 전파를 타고 있다. 매년 졸업식때가 되면 되풀이되던 졸업식 뒤풀이가 갈수록 도를 넘어서고 있다. 당연히 학생들의 인식이 문제고, 이런 것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도가 지나치다는 것인데, 더 큰 문제는 이런 것이 도가 지나치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리분별이 명확하고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졸업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선학교에서는 다양하게 방안을 짜내고 있다. 이미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제복을 입고 졸업식을 한 학교들이 있다. 이들 학교에서는 예년의 졸업식때 발생한 불미스런 일들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복을 입도록 했다고 하는데, 성과가 크게 나타났다고 한다. 물론 제복을 준비하는 과정 등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인식의 전환으로 사전에 불미스런 행동을 차단했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졸업식이 끝난 후 뒤풀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추태를 보이자 경찰이 출동해 해산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최종적으로는 경찰들이 해산을 했겠지만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예전의 학생들이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년전만 하더라도 경찰이 출동하거나 경찰 이야기만 나와도 학생들이 피하려는 모습을 자주 보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경찰도 두려운 상대가 아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경찰이 출동해서도 학생들의 난동을 막지 못했을 수 있겠는가.

이제 분명한 것은 학생들의 이런 일탈행위를 막아야하는 숙제가 일선학교에 던져진 것이다. 졸업식은 1년에 딱 한번 있는 일이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쉽게 해결하기 어렵고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또한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유관기관과 학부모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교육의 주체들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이야기다.

졸업시즌만 되면 이런 일들을 앞다투어 보도하는 언론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보도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이런 졸업식 모습을 어떻게 하면 잠재울 수 있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대안을 제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학생들의 모습을 보도만 한다면 결국은 흥미위주의 보도가 되고 만다. 다함께 노력해 이런 문제를 뿌리뽑는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언론도 일조해야 한다.

어쨌든 올해 발생한 문제들을 자세히 검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보여진다. 제복을 입고 하는 졸업식도 그 중의 하나일 수 있고, 졸업식에 임하는 학생들의 분위기를 사전에 다잡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각급 학교에서는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고, 이런 대안이 효과가 좋다면 여러 학교에서 적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학생들만 탓하지 말고 이들 교육을 책임지는 학교와 학부모, 유관기관들의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진정한 졸업식 문화가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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