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을 아시나요

2010.03.19 16:52:00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 http://www.korean.go.kr)은 1984년 5월 10일 문교부 산하 학술원 부설기관으로 설립된 국어연구소에서 출발했다. 1990년 1월 3일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문화부가 신설되고 어문정책이 교육부에서 문화부로 이관되면서 연구소 업무가 문화부의 핵심 업무가 됐다. 같은 해 11월 대통령령을 근거로 국립국어연구원 직제가 확정되면서 발족했고, 초대 원장으로 안병희 서울대 교수가 취임을 했다. 2005년 국어기본이 발효되면서 현재의 명칭인 국립국어원으로 바뀌었다.

국립국어원은 어문정책 전반에 관련된 연구를 주관하며 국민의 언어생활을 과학적으로 조사·연구하여 합리적인 어문정책을 수립하고 올바른 언어생활을 계도할 목적으로 설립했다. 국립국어원의 사업은 국어사전을 편찬하고, 각종 어문규정(한글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을 제정·홍보, 언어생활의 표준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각종 어문 자료를 수집하여 국어 유산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한 사업 중 하나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어문규범의 수정 보완, 국어순화, 국어정책, 북한어에 대한 각종 연구 사업을 벌여 각종 서적을 간행하였다. 온라인 소식지 ‘쉼표, 마침표’는 매월 발행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시행한 사업으로 ‘표준국어대사전’ 발간이 있다. 1999년 10월 상·중·하 3권으로 이루어진 ‘표준국어대사전’은 국가에서 최초로 직접 편찬한 국어사전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이 사전에는 표준어를 비롯하여 북한어, 방언, 옛말 등 50여만 단어가 수록, 지금까지 나온 사전 중 가장 많은 단어수를 포함하고 있다. 전체 면 수도 기존 대사전의 두 배 분량에 이른다. 200여명에 이르는 박사 과정 수료 이상의 국어국문학 전공자가 집필과 교정에 참여했으며, 전문어는 따로 120여 명의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 감수를 받았다. 8년 동안 500여명의 인원이 편찬에 나서고, 112억원(국립국어원 92억원, 두산동아 2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등, 그 작업과정도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루어진 사전 편찬 작업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표준국어대사전’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가나다 전화(1599-9979)’는 1991년 출발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다. 이 전화는 국민을 상대로 국어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데, 상담건수가 1996년 2151건에서 2008년 3만 1288건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에 국립국어원은 2010년부터 상담인력을 늘리고 전화 자동 연결시스템을 도입해 ‘가나다 전화’를 ‘국어생활종합상담실’로 확대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예산도 작년보다 더 투입한다고 한다.

국립국어원이 문화관광부 및 관련 학계와 더불어 추진한 ‘21세기 세종 계획’도 주목할 만한 사업이다. 이 사업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언어 정보 문화의 기본 바탕과 자원을 확충하기 위한 ‘국어 정보화 중장기 발전 계획’의 일환으로 수립됐다. 이 사업 명칭은 국어 정보화의 기본 바탕이라 할 수 있는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왕명에서 따온 것이다.

이 사업은 정보화를 국가적인 과제로 인식하여, 정부 차원에서 정보화 기반 확충 사업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세계 언론으로부터 정보화 선진국 대열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기에 이르렀으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정보 선진국으로 나서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말 다듬기(말터, www.malteo.net)’도 국립국어원이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는 국어원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우리말 다듬기를 하고 있다.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에서는 2주에 하나씩 순화어를 공모한다. 순화어로 선정된 말의 최초 제안자에게는 30만 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며, 참여자 전체를 대상으로 추첨해 상품권을 주기도 한다. 지금까지 다듬은 말은 국립국어원 누리집(홈페이지를 다듬은 표현) 자료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최근에 ‘네티즌’ 대신에 ‘누리꾼’, ‘웰빙’ 대신에 ‘참살이’, ‘스크린 도어’ 대신에 ‘안전문’, ‘올인’ 대신에 ‘다걸기’, ‘파이팅’ 대신에 ‘아자’라고 하는데, 이 모두가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에서 언중의 지지를 받고 만들어진 말이다.

국립국어원장은 2010년 사업계획을 밝혔는데, 그 중에 실생활 어휘를 집중 보완한 ‘한국어 지식 대사전’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12년까지 예산 100억원을 들여 100만 어휘를 웹사전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에 나와 있는 50만 단어에 신조어, 방언, 전문용어 등 50만 단어를 추가한다. 이 사전은 일반 국민들도 뜻풀이에 참여하는 참여형 사전으로 꾸미게 되는데, 2012년 한글날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어원, 역사성 등 폭넓은 정보를 담을 예정이다.
또 러시아, 몽골,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5개 나라의 언어로 된 한국어 사전을 만드는 것도 국립국어원의 새 계획이다. 이 사전은 기본적인 단어 5만개를 추리게 되는데, 웹사전 이외에도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은 나라를 고려해 CD 등의 자료들로도 제작할 예정이다.

세계화 추세로 영어 사용이 학대되고,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모국어의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아울러 21세기의 세계 사회는 고도의 정보화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정보화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1세기 정보 사회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 이러한 위기의 극복과 국가적 사명을 국립국어원이 지고 있다. 국립국어원의 사업 결과가 효과적으로 달성되기 위해서는 예산 등이 적극 지원되어야 하겠지만,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도 중요하다. 우리 모두가 문화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보여야 한다.(본 자료의 일부 내용은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윤재열 초지고 수석교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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