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아산시 도고면에 위치한 세계 꽃 식물원을 구경하고 주꾸미를 먹으러 무창포로 향했다.
21번 국도를 달려 예산을 지나면 홍성이다. 홍성은 무민공 최영, 매죽헌 성삼문, 만해 한용운, 백야 김좌진 등 우리 민족사에 큰 역할을 했던 훌륭한 분들이 태어나고 자란 역사의 고장이다. 홍성에 들려 홍주의사총과 한용운 선생 동상을 구경하기로 했다.
홍성읍 대교리의 홍주의사총(사적 제431호)은 을사조약이 체결된 후 홍주성에서 일본군과 싸우다 순국한 의병 수백 명의 유해가 묻혀있는 곳이다. 1905년 일본에 의해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이조참판을 지낸 민종식이 중심이 된 의병들이 남포와 보령지역을 습격하여 무기를 확보하고 충청 서부지역의 거점인 홍주성을 점령하는데 성공했으나 신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해 성은 함락되고 수백 명의 의병들이 죽었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었던 한용운 선생 동상은 21번 국도와 29번 국도가 만나는 사거리 못미처 남산산림욕장 초입에 있다. 1879년 홍성에서 출생해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던 한용운은 동학농민운동에 가담했으나 실패하자 1896년 설악산 오세암으로 들어간 후 1905년 백담사에서 승려가 됐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독립선언서에 서명해 3년간 복역하고, 1926년 시집 ‘님의 침묵’을 발표했다.
어떤 음식이든 제철에 먹어야 더 맛있다. 봄철음식 중 하나가 주꾸미다. 주꾸미는 산란기를 앞둔 3~4월 알을 가득 채우고 있는 시기라야 제 맛이 난다.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서해안으로 달려가면 포근한 봄바람과 함께 주꾸미들이 맞이한다. 이때 쯤이면 해돋이 마을로 유명한 마량과 무창포해수욕장에서 동백꽃 주꾸미축제와 무창포 주꾸미·도다리축제가 열려 서해안이 활기를 띤다.
우리는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무창포해수욕장에서 주꾸미를 먹으며 원기를 보충했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식당에서 주꾸미볶음을 먹었는데 소소한 일에는 표현을 하지 않는 아내가 맛있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으니 오늘 여행은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