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에는 한문교육이 효과 있어

2010.04.11 21:08:00

우리 학교는 충청북도교육청 지정 예절시범학교이다. 시범학교를 1년 운영해 본 결과 아이들의 언행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예절은 인성교육의 바탕 위에서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인성교육은 훈화와 교과내용 중에 어린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감화를 받아야 비로소 내면화과정을 거쳐 행동의 변화를 보인다. 인성교육을 하기에 가장 좋은 교과는 한문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정규 초등학교과정에는 한문교육이 편성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재량활동이나, 방과 후 교육으로 한문을 가르치는 초등학교가 많이 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우리학교도 인성교육에 도움을 주고자 1주일에 4일간 아침시간에 40분간 한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분교아이들은 오후 시간에 1주일에 한 번 하고 있다.

인성교육은 어릴수록 그 효과가 크고 적어도 초등학교과정까지 대부분의 인성이 형성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의 말이 옳은 것 같다. 중학교에 가서 한문을 정규교과로 배우는데 인성교육차원으로 보면 이미 늦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초등학교부터 한문을 가르쳐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한자의 뜻이나 단어를 통해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를 배울 수 있다면 이 보다 더 시급한 한 것은 없다고 본다.

소리글자인 한글의 우수성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독서를 할 때나 시험을 치를 때 지문을 읽어 그 뜻을 더 빨리 파악하는 어린이는 한문공부를 한 아이일 것이다. 한문을 알면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데 훨씬 유리하다. 그래서 한문공부는 모든 교과의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근본 바탕이 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실제로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느끼는 것은 사자성어나, 한문 명귀에는 인간의 도리를 배울 수 있는 지혜가 많이 담겨있다. 가정에서도 가르쳐주지 않은 삶의 지혜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미 한문 공부를 해서 5~8급 자격을 얻은 아이들도 여러 명이 있다. 한문의 뜻을 풀이하며 훈화자료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 밝아지는 것을 볼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농경사회에서는 대가족이 함께 살았기 때문에 조부나 조모로부터 밥상머리 교육도 받았고 부모님이 하는 농사일을 거들면서 체험을 통해 예절과 효를 자연스럽게 익힐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핵가족으로 형제자매가 적은 가정에서 자라고 있기 때문에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부족하고 가정교육에서 많이 형성되는 인성과 좋은 습관을 익히지 못하며 어린 시절을 보내는 것 같다.

아이들의 성장환경을 보면 친구들과 함께 놀이를 하면서 그들 나름의 질서나 규칙은 물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익힐 기회가 없는 것 같다. 친구들과 하는 놀이 보다는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학원을 돌다보면 가족과 대화시간도 부족하여 인성교육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고 있어 안타깝다.

한문교육하면 옛날 훈장을 떠올리기 때문에 재미없고 딱딱한 공부, 옛날의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듣는 공부로 잘못 알 수 있다. 때문에 한문글자를 외우고 쓰는 반복학습을 지양하고 IT활용 학습으로 그림도 보여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인성교육차원의 수업으로 이끌다보면 글자나 뜻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공부의 기본이 되고 인성교육의 근본바탕이 되는 한문공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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