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낙동강에 이어 남한에서 세 번째로 긴 금강. 금강은 전북 장수군 장수읍의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충청남·북도, 대전광역시, 전라북도 400여㎞의 물길을 거쳐 서해로 흘러들어간다.
지도에서 금강의 물줄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용담호를 채웠다가 무주에서 구천동 방향의 지류와 합류하고, 금산의 적벽강·영동의 송호국민관광지·옥천의 장계국민관광지를 지나 대청호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다시 신탄진에서 대전의 갑천과 합류하고, 금남면 부용리 앞을 지나 합강리서 미호천과 하나의 물줄기가 되어 공주, 부여, 강경을 거쳐 금강하구둑을 지나면 군산 앞 서해바다를 만난다.
경부고속도로 청원IC에서 가까운 충북 청원군 부용면 부강리와 금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마을이 충남 연기군 금남면 부용리이다. 부용면 부강리와 금남면 부용리라는 지명은 두 마을이 행정구역이 나눠지기 전에는 강을 사이에 둔 이웃마을이었음을 알려준다.
금강의 물줄기에 배가 정박하는 포구들이 많았고, 소금배가 정박하던 부강나루는 금강의 5대 포구에 속했다. 보름정도 금강을 거슬러온 소금배가 도착하면 주변의 장꾼들이 모여들던 부강나루는 개화기까지 청주, 문의, 보은, 회인 일대에 소금과 젓갈을 공급하던 주요 포구였다. 청주대학교 등 청석학원을 설립한 고 김원근씨가 부강과 청주를 오가며 젓갈장수를 하였다는 것도 아는 사람이 적다. 물위를 유유히 떠다니던 황포돛배와 함께 부강에 있던 구들기(구평)장터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강변심리벚꽃길로 금강의 봄 풍경을 구경하러 갔다. 옛 부강나루 맞은편의 금남면 부용리는 금강의 젖줄이 굽이를 돌며 유유히 흐르다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이곳의 강변을 따라 20년이 넘은 벚꽃나무들이 심어져있어 봄이면 꽃잔치가 벌어진다. 호수를 닮아 금강을 호강이라 불렀듯 잔잔히 흘러가는 강물 옆에서 벚꽃나무들이 화사하게 꽃단장을 하고, 버드나무들은 물기를 잔뜩 빨아들이며 연두색옷을 입는다.
강변벚꽃십리길은 사시사철 천천히 걷거나 드라이브하기에 좋다. 금락정에 올라 순리를 따르는 물길을 바라보며 세파에 찌든 삶을 훌훌 털어내고, 금강 건너편 부강공단의 높은 굴뚝이 자연과 어우러지는 풍경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