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담임이 이야기하는 중간고사의 의미

2010.04.21 10:01:00

중간고사 하루를 앞둔 월요일 야간자율학습시간. 교실은 1점이라도 더 올리려는 아이들의 향학열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그런데 자율학습시작부터 공부는 하지 않고 마치 중간고사를 포기한 듯 계속해서 딴 짓만 일삼는 한 여학생이 눈에 띠었다.

그 여학생의 책상 위에는 책은 펼쳐져 있었으나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다. 시험공부를 다했느냐의 질문에 그 여학생은 대답은 하지 않고 빙그레 웃기만 하였다. 그리고 잠시 뒤,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중간고사 그 자체를 아예 포기하고 기말고사 시험에 올인 하겠다는 그 아이의 대답에 말문을 잃었다.

비록 충분한 시간은 없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시험 일자를 하루 남겨놓은 시점에서 공부하는 방법과 중간고사를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 몇 가지를 설명해줬다.

첫째, 중간고사 성적은 무조건 잘 받는다.

우선 중간고사 성적을 올려놓아야만 기말 고사 때는 덜 부담을 갖게 된다. 게다가 수행평가와 예·체능 과목에 이르기까지 공부해야 할 과목 수가 늘어나기에 많은 부담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기말고사 기간(7월)에는 날씨까지 더워 공부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으리라 본다. 따라서 중간고사 성적은 될 수 있는 한 최대한 높은 점수를 얻어 두는 것이 본인에게 유리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둘째, 마지막까지 내신관리에 최선을 다한다.

수시모집 전형에서의 내신반영이 3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이라는 것을 대부분 아이들이 다 알고 있기에 아이들 각자는 서로서로 경쟁자가 된다. 아이들은 선의(善意)의 경쟁을 통해 성적 올리기에 안간힘을 쓴다. 심지어 일부 아이들은 매시간 자습을 요구하며 시험공부를 위한 시간확보에 최선을 다한다. 이럴 경우, 교사는 아이들에게 무작정 시험공부를 위한 자습 시간을 주기보다 시험 내용과 관련된 질문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셋째, 과목별 시간 안배를 다르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인문계의 경우, 주요 과목(국·영·수)외 사회관련 교과과목(윤리·지리·세계사·법과사회·국사 등)에 치중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연계의 경우, 주요과목을 포함한 과학관련 과목(지구과학·물리·화학·생물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 과목은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으며 과학과목은 아침 일찍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넷째, 시험에 대한 강박관념을 과감히 떨쳐 버린다.

단시일 내 모든 과목을 완벽하게 공부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중간고사 내내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중간고사 기간 4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하루에 치러지는 시험과목은 최소 2과목 아니면 최대 3과목이 전부다. 따라서 계획을 잘 세워 공부한다면 만족할 만한 점수는 아니지만 그나마 얼마의 점수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과목별 필기를 잘해놓은 친구의 노트를 빌려 활용하는 좋다. 학교내신과 관련된 시험인 만큼 학교에서 배운 내용만 충실히 공부한다면 낭패는 보지 않으리라.

다섯째, 지원할 대학의 전형 요소를 철저히 파악하라.

대학마다 반영 교과목이 달라 이를 철저히 분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부해야할 과목이 많은 반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그 대학에서 요구하는 과목마저 포기한다면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대학 선택의 폭이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반영하는 교과목부터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제야 이 여학생은 내 말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음 날에 치를 교재를 꺼내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 여학생이 이번 시험에서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쪼록 좋지 않은 중간고사 후유증이 기말고사까지 이어지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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