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풍요보다 가치 있게 사는 길

2010.05.08 11:45:00

계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푸른 오월이 너무 싱그럽다. 인생에 비유하면 청소년 시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청소년의 달이라고 하는 것 같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이 나라의 장래를 책임질 미래의 꿈나무들이다. 우리는 매년 오월을 보내면서 청소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며 그들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

명심보감 계선편(繼善篇)에 나오는 말이 어린이를 비롯한 청소년을 어떻게 가르치고 무엇을 물려주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글이 있어 인용해보고자 한다.

司馬溫公曰 積金以遺子孫 未必子孫能盡守 積書以遺子孫 未必子孫能盡讀 不如積陰德於冥冥之中 以爲子孫之計也

사마온이 말하기를, "돈을 모아서 자손들에게 물려준다 하여도 자손들이 반드시 그 돈을 다 지킨다고 볼 수 없으며, 책을 모아서 자손들에게 남겨 준다 하여도 자손들이 반드시 그 책을 다 읽는다고 볼 수 없으므로, 남이 모르는 가운데 덕을 쌓아서 자손을 위한 원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만 같지 못하다."

사마온(司馬溫)은 북송(北宋)때의 명신(名臣)이었다고 한다.

자손에게 재물을 물려주는 것 보다 또 책을 물려주는 것보다 덕을 쌓게 하고 원대한 꿈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한 것이다.

우리는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꿈을 키워주며 사람답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기 보다는 값비싼 선물공세로 부모나 어른으로서 할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아이들은 비싼 돈을 주고 사주는 장난감 같은 선물을 더 좋아한다. 요즘은 용돈을 줘도 천 원짜리나 오천 원 권은 눈에 차지 않는다고 한다. 만원은 쥐어줘야 좋아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고 한다.

세상은 물질만능시대로 변한지 오래된 것 같다. 인간사회가 점점 살기 좋아졌는데도 부탁의 대가로 돈이 오고가고 뇌물이 판을 치고 있는 것 같다. 자치단체를 책임지고 일하는 선출직단체장들도 부정부패와 연루되어 중도에 낙마한 사람들이 42%라고 하니 관직을 이용하여 재물을 탐내고 있음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어 부끄럽기만 하다.

재물은 자기가 노력해서 대가로 얻어야 값어치가 있는 것이다. 땀 흘려서 모은 돈은 함부로 쓰지 못한다. 그러나 삶이 윤택해져서 인지는 몰라도 노력도하지 않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데 문제가 있다.

복권에 당첨되거나 도박을 해서 부를 누리려는 생각은 사람과 사회를 병들게 하는 독(毒)인 것이다. 자기의 노력으로 정당하게 돈을 벌어 가치 있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사회가 건전한 사회이다.

배우며 자라는 시기에는 자기가 타고난 소질을 계발하여 원대한 꿈을 이루려는 마음을 갖게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가르침은 말로만 해준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분들이 쓴 책을 읽고 감명을 받거나 어른들의 모범된 언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장점이 드러날 경우 감동을 줄 수 있는 격려의 말 한마디가 청소년기의 학생들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물질의 풍요가 반드시 행복한 삶을 사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수련하여 정직하고 청렴하게 살아가도록 덕을 쌓는 마음공부를 하도록 가르치고 꿈을 키워서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삶이 물질의 풍요보다 가치 있게 사는 길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청소년의 달이 되었으면 한다.
이찬재 (전)충주 달천초등학교 교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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